위기의 효성, 계열분리로 가나 [지배구조 분석]경영승계 맞물려 후계 구도 가속화...상속 재원 마련 등 과제 산적
김익환 기자공개 2014-07-28 09:49: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 경영의 무게중심이 오너 3세로 옮겨가고 있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과 삼남이 ㈜효성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경영권의 토대를 닦고 있다. 오너 3세로 경영권이 승계된 뒤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가업 선례 따르나...경영권 기반 다져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창업주는 지난 1962년 삼성그룹과 결별하며 지분 분배를 놓고 갈등을 겪었다. 아픈 경험 탓인지 '형제간 재산분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신념으로 일찌감치 계열분리를 했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에겐 그룹의 뼈대인 효성물산 계열을 넘기고, 차남인 조양래 회장에겐 한국타이어를 줬다. 삼남인 조욱래 회장에게는 대전피혁이 돌아갔다.
한 뿌리에서 나온 까닭에 효성그룹은 한국타이어와 자주 비교된다. 경영권 승계만 놓고 보면 아우 기업인 한국타이어가 효성보다 한발 앞서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로 분할,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오너일가는 지주사 지분 74.18%를 보유했고, 덩달아 오너 3세가 경영권을 탄탄히 다지며 형제간 계열분리 여건이 무르익었단 평가다.
범효성가의 선례를 되짚어보면 효성그룹의 승계 작업도 계열분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3년 말 기준 그룹 자산규모(개별기준)가 8조 원을 넘어서며 비대해졌고 중공업부터 섬유업까지 이질적인 사업군이 한데 묶여 비효율성을 높인다는 지적도 계열분리에 힘을 싣는다.
효성 오너 3세도 승계·계열분리 기반을 착실히 닦고 있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과 차남 조현상 부사장은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그룹을 떠난 뒤부터 효성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입, 지난 18일 기준으로 조현준 사장의 지분율은 10.4%, 조현준 부사장은 10.08%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효성 장남과 삼남의 지분율은 각각 10%대 지분율에 머무른다. 조석래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아야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고, 계열분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2일 종가를 반영한 조 회장의 보유한 효성 지분가치는 2559억 원으로 상속세는 1300억~1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장남과 삼남이 1300억~14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주식담보대출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신동진·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오너 소유 개인회사 지분을 활용할 여지도 있다. 장남과 삼남이 조 회장의 지분을 승계받아 효성의 경영권을 다진 뒤, 계열분리에 착수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인적분할 후 지분스왑 '무게'...장남 중심 분리 수순 전망
효성그룹이 계열분리를 추진한다면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효성이 대부분의 사업을 영위하는 '중앙집권' 형태고 계열사는 다소 규모가 작은 편이다. 1997년 IMF 금융위기를 전후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효성T&C·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효성물산을 ㈜효성에 합병한 영향이 컸다. 효성은 합병에 따라 각각 매출이 2조 원 안팎에 이르는 7개 사업부문(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금융)을 거느리고 있다.
계열분리를 추진한다면 ㈜효성을 인적분할해 장남과 삼남이 각각의 분할 계열사를 거느리고, 보유한 상대 계열사 지분을 서로 맞바꾸는 방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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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 사장은 PG장으로서 총괄하는 섬유·정보통신사업, 효성ITX·갤럭시아 그룹 등을 관할하고 삼남 조 부사장은 산업자재·화학사업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차남 조 변호사가 관리했던 중공업 등의 향방은 아직 미정이다. 그룹의 핵심사업인 섬유사업부문을 조 사장이 취할 것이라는 점에서 장남을 축으로 하는 계열분리가 짜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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