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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파격 카드 '차세대 크루즈' 실체는 세단형 아닌 파생 '롱보디' 모델..생산 증대 효과 '글쎄'

박창현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4-07-28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5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간 생산 물량 보장을 골자로 한 한국GM '미래발전계획'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이 볼륨 모델(생산·판매량이 많은 차종)이 아닌 사실상 곁가지 차종을 떠안는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파격 카드로 제안한 '차세대 크루즈' 역시 판매량이 많은 세단형이 아닌 파생 모델인 롱보디형이다.

24일 한국GM이 노조에 제시한 미래발전계획에 따르면 한국GM 군산공장은 오는 2017년 1분기부터 차세대 쉐보레 크루즈 생산에 착수한다. 크루즈는 GM 산하의 여러 브랜드들이 플랫폼(차체의 기본 골격)을 공유하는 차종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50만 대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군산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크루즈는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시판될 크루즈와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내수판매 혹은 수요가 극히 적은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크루즈의 파생 모델 생산만 군산공장이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GM이 미래발전계획에 명시한 차세대 크루즈의 차량 코드는 D2LC다. GM은 통상 차량 코드를 숫자와 영문 약자의 조합으로 구분하는데 마지막 C는 쉐보레의 머릿글자를 나타낸다. D는 크루즈가 속한 준중형 플랫폼을 나타내는 델타(Delta)의 약자이며, 숫자 2는 2세대 델타 플랫폼을 의미한다.

세 번째에 자리잡고 있는 영문 약자는 차체 형식을 의미한다. 크루즈의 경우 문이 4개 달린 세단 차종으로 통상 S코드를 부여받는다. 해치백 차종의 코드는 J다. 따라서 D2SC는 크루즈 세단, D2JC는 크루즈 해치백을 의미한다. L은 롱보디(차체가 긴) 모델로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D2LC는 롱보디 형식 크루즈를 뜻한다. 롱보디는 해당 차종의 바퀴간 거리(휠베이스)를 늘려 차체가 길어보이도록 한 모델로 일부 지역에서만 출시된다.

결국 한국GM이 노조에 '파격 제안'한 차세대 크루즈는 일반적인 세단 크루즈와 차명 자체만 같을 뿐 실제로는 크루즈의 플랫폼을 활용한 파생 차종인 셈이다. 크루즈 외에는 기존에 생산하던 트랙스나 올란도의 일부 지역 수출 모델이나, 기존 차종의 부분변경(마이너 체인지) 수준의 모델 생산만 한국GM에 맡기겠다는 게 GM의 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GM관계자는 "차세대 크루즈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D2LC라는 코드명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는 말만 남긴 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미래발전계획에 포함된 신차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회사와 노조가 해당 시점에 신차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의미"라면서도 "GM본사의 신차 출시 일정이나 그밖에 여러 가지 사정들에 인해서 일정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원활한 노사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크루즈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 세단이나 해치백이 아닌 크루즈 파생 모델 생산이 얼마나 한국GM에 큰 도움을 줄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는 GM내에서 워낙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차종이다 보니 한국이 크루즈 생산·판매국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GM의 한국 철수설로 이어질 정도였다"면서 "일단 한국GM이 노조와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크루즈'라는 상징적인 차종의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작 한국GM이 제시한 미래발전계획을 보면 크루즈 롱보디와 1400cc급 휘발유 엔진 생산을 당근으로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한국GM 주도로 신차를 개발하거나, 볼륨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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