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8월 29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리조트 유상증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을 가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입찰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매각 측인 IBK투자증권과 케이스톤파트너스는 금호리조트 지분이 입찰 후보들에게 부담스러울 경우 매각 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29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금호리조트의 15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에 불참했다. 이로써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지분율은 50%에서 48.8%로 1.2%p 하락하게 됐다.
당초 금호리조트의 지분은 금호고속이 50%,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4곳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반면, 금호고속은 불참을 결정했다. 금호고속이 인수권을 포기한 주식은 실권처리됐으며, 별도의 실권주 처리절차는 없었다.
금호고속의 유상증자 불참에는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서는 금호고속 사내 이사 3명의 합의가 필수적이었다. 나머지 두 명의 이사가 찬성한 반면 김 대표는 완강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번 금호리조트의 주당 발행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금호고속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올 3월 액면가(주당 5000원)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주당 2만 원의 가격에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지분율이 50대 50인 상황에서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주당 발행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박논리도 제기된다. 유상증자 불참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의 지분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배임 소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두 명의 이사는 유상증자 불참이 금호고속에 손해로 작용한다는 판단하고, 유상증자 참여를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금호고속이 보유 중인 금호리조트 지분의 가치를 떨어뜨려 금호고속의 전체 매각 가치를 낮추려는 속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비상장사인 금호리조트의 경영권없는 2대주주 지분은 금호고속 원매자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계륵'일 수 있다. 시장에 내다 팔수도 없고, 그렇다고 1대주주에 대한 매각을 보장받은 것도 없다. 금호리조트 유상증자를 반대했던 김성산 대표도 금호아시아나 측에서 추천한 인사라 이런 의혹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금호리조트 지분 50%에 대한 가치는 800억 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CJ그룹이 2009년 금호산업으로부터 금호리조트 지분 50%를 인수했을 당시 매겼던 가격은 827억 원이었다. 당시보다 매출액이나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가 늘어난 상황으로, 금호리조트의 지분 매각 가격은 더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금호고속이 이번 유상증자에 불참함에 따라 금호리조트 보유 지분 가치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금호고속 매각측은 금호리조트 지분률이 하락하면서 다양한 매각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하나는 금호고속 매각에서 금호리조트 지분을 제외하는 방안이다. 전체 거래규모는 다소 줄어들지만, 유상증자 불참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피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호고속의 매각 주체인 IBK투자증권 PE-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9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때, 미 처분 자산에 대해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일정 금액에 인수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 지분 48.8%에 대해서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금액이 책정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넘길 수 있다.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계속 금호리조트 유증을 요구할 경우 추가 자금에 대해 부담이 된다"며 "금호고속 매각에서 금호리조트를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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