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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에 대한 한국GM의 변명과 한계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11 09:56:07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물이 등장하자 시장 안팎이 떠들썩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얘기다.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거물 기업인의 입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많은 옛 대우그룹 계열사 가운데 대우자동차에 대한 언급이 크게 회자됐다. 애착이 남달랐던 만큼 가슴 속에 묻어뒀던 말들을 '날 것'으로 내뱉었다. 정부의 판단 착오로 대우차를 GM에 헐값에 매각했고, 현재 한국GM은 내수시장 전담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말하다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한국GM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국GM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우차 인수 당시 33만 8000대에 불과했던 생산 능력을 200만 대로 늘렸고, 직원수도 8200명에서 약 2만 명까지 늘렸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GM이 한국GM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시켰고 한국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호샤 사장의 발언에 대한 재반박까지 나왔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는 현재 완성차 기준 한국GM의 생산 수준은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 해인 1999년(76만 3000대)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고용 인원이 1만 3000여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고용 창출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의 한국GM 발언이 시장에서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한국GM이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GM의 입지가 탄탄했다면 김 전 회장의 주장은 하소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GM이 처한 현실은 옛 주인의 우려와 분노에 당위성을 부여해주고 있다.

당장 올해 GM이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수출 쉐보레 차량의 90% 가량을 한국GM이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지만 줄어든 생산 물량을 보전할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나마 매년 임단협 교섭을 통해 차세대 모델 배정 압력을 넣고 있지만 약속을 받아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교섭을 통해 생산 확약을 받은 차세대 캡티바는 1 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본사의 승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최대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차세대 크루즈는 생산 예정 시점이 오는 2017년이다. 그것도 볼륨 모델(생산·판매량이 많은 차종)이 아닌 사실상 곁가지 차종을 떠안는 모양새다.

유럽 수출 물량은 줄어든 반면 신규 생산 라인업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한국GM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부평 2공장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사측은 물량 감소에 맞춰 부평 1, 2공장 통합 등 구조조정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장 통합 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가 예상된다. 아울러 현재 2교대로 운영되고 있는 군산공장을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고용 환경이 더욱 불안해진 셈이다.

유럽 수출길은 막혔고, 기존 라인업 외 신규 물량 배정 소식도 없다. 생산 물량 축소로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GM의 한국 내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주장은 한낱 실언에 불과한 걸까. 한국GM이 김 전 회장 앞에서 더욱 당당하게 반박의 변을 쏟아낼 수 있는 날들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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