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와이퍼 1위업체 ADM21, 법정관리 미스터리 흑자에도 키코·특허권침해소송 손실 부담···무리한 해외투자도 원인
김동희 기자공개 2014-10-06 08:24:51
이 기사는 2014년 10월 01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와이퍼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에이디엠이십일(ADM21)'이 최근 갑자기 회생절차에 돌입,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DM21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중소기업이다. 2005년 이후부터는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이 항상 10%를 넘었다. 지난해에도 매출 720억 원에, 영업이익 80억 원을 달성했다.흑자기업인 ADM21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뭘까. 회사 측이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제출한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에는 소송 등의 예상치 못한 손실로 재정적 파탄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ADM21은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소송에 패소해 올해 초 32억 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계약 상대방인 씨티은행에 출자전환과 상환일자 연기를 요청했지만 은행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즉시상환을 요구해 유동성이 악화됐다.
독일의 보쉬(Bosch)와 프랑스의 발레오(Valeo)가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의 결과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일부 승소와 합의로 소송을 마무리했지만 관련 미지급금 106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 판매도 중단됐으며 설비 투자 비용도 회수할 수 없었다.
그러나 ADM21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무리한 해외투자다.
2008년 '키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전략을 수립하며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나섰다. 충청남도 청양군에 2만 평 규모의 신규 공장을 신설하는 가 하면 2009년 베트남 신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2012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북미법인을 신설하는 등 5년 동안 9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은행과 캐피탈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가 하면 산업은행을 비롯해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린드먼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매출은 나오지 않았고 재무 부담만 가중됐다. 현재 ADM21은 3개 해외법인의 상각손실만 420억 원이며 갚아야 할 차입금은 756억 원이다.
ADM21이 지난해 210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이 발생했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ADM21은 실적이 좋았지만 소송과 해외법인의 손실로 인해 유동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실시한 해외투자가 결국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키코와 특허권침해소송 등으로 우발채무가 현실화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투자에 나선 경영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키코소송은 이미 2010년부터, 특허권 침해소송은 2011년부터 진행됐다. 그러나 투자는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장부상으로 해외법인에 문제가 있다고 감지할 수 있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210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이 발생했고 영업실적도 나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경영진이 다른 의도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무리한 투자 실패에 대해 현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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