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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엘시티 자금모집 무산 가능성 왜? "차이나리스크·지급보증 문제로 투자자 관심 저조"

안경주 기자공개 2014-10-22 10:09:14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1일 12: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C투자증권이 추진해온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개발사업(이하 해운대엘시티)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주선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공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직접 자금조달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국내 투자자들의 호응도가 낮아 HMC투자증권이 대주단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이나 리스크와 유사시 지급보증 문제 등을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이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해운대엘시티 PF 대출 모집의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이 배포한 투자설명서(IM)에는 지난 9월 말까지 대주단 구성을 마무리 짓고 필요자금을 인출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시공사인 CSCEC측에서 중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직접 자금을 모집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시공사인 CSCEC에서 신용도를 기반으로 직접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HMC투자증권의 금융주선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SCEC는 중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인 LCT PFV는 PF 대출로 1조 800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기로 하고 금융주선기관으로 HMC투자증권과 부산은행을 선정, 자금 모집에 나섰다. HMC투자증권은 공사비 지금 용도인 7000억 원 규모의 트랜치 A(Tranche A)를 맡았고, 기존 대출금 상환용인 트랜치 B는 3800억 원 규모로 HMC투자증권과 부산은행이 공동으로 모집을 맡았다.

다만 최근 LCT PFV측이 트랜치 A부문 모집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3000억 원 증가한 1조 원을 요청하면서 전체 자금 모집 규모가 1조 3800억 원으로 커졌다.

해운대 엘시티 금융구조(수정)

HMC투자증권의 금융주선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문은 트랜치 A다. 국내 투자자들의 호응이 저조해 자금모집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이 제시한 금리 등을 보면 최근 PF대출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고 당초 문제로 제기됐던 CSCEC의 책임준공 조건도 해소됐다"며 "하지만 국내 은행이나 보험사 등 주요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이 제시한 이자율은 6.5%다. 최근 PF대출의 금리가 4% 중반대라는 점에 1%포인트가량의 높은 금리다. 또 CSCEC의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를 채권보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 같은 조건에도 참여를 주저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차이나리스크와 유사시 지급보증 규모 등에서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를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준공이 안 됐을 때 CSCEC측으로부터 채무인수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다"며 "과거 STX대련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강제 집행에 어려움이 있는 등 '차이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SCEC측이 중국계 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계약이행보증서)을 받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급보증 범위를 놓고 의견차가 커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SCEC측에 중국계 은행에서 전체 사업에 대한 보증을 받아올 것을 투자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CSCEC측은 현재 10% 수준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큰 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보증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기존 투자자인 군인공제회가 엑시트하고 시행사인 LCT PFV의 자본금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원인으로 꼽는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시행사의 자본금은 열악한 데 비해 사업 규모는 수조원을 웃돌아 대출 부담이 커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며 "군인공제회가 일시상환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나가는 점도 신규 투자자에게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LCT PFV의 자본금은 300억 원으로 사업 규모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측은 자금모집 진행사항을 얘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모집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진행 여부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없다"며 "다만 군인공제회가 이자를 받지 않고 원금만 받고 엑시트하는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LCT PFV는 전략적 투자자(지분율 50.5%)인 청안건설㈜, ㈜강화, ASIA LS D&C 등 4곳과 재무적 투자자(12%)인 부산은행과 이젠위드 등 2곳, 건설 관련사 투자자(37.5%) 롯데건설, 현대건설, 한진중공업, 반도건설 등 12곳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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