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24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건설업계 화두 중 하나는 중동 지역 일감이 많은 건설사들의 주가 급락 현상이다. 대림산업은 1주당 9만 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불과 3개월 만에 6만 원대로, 1만 원을 웃돌던 대우건설 주가는 6000원 대로 추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역시 합병 발표(9월 1일) 시점에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시장의 불안감은 중동 프로젝트에 대한 손실이 우려되면서 시작됐다. 결국 대림산업은 23일 실적 공시를 통해 2000억 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원가율 압박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대우건설 역시 해외사업 추가 손실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겪은 어닝쇼크가 거의 똑같은 이유로 1년만에 재발했다. 실제 올해 3분기 어닝쇼크 역시 사우디, UAE 등 중동 프로젝트의 공기 지연 및 인건비·자재가 상승으로 눈덩이 손실이 발생했다. 중동 프로젝트의 원가 상승에 노출된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유독 중동에서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해와 올해 손실이 주로 2009년~2011년에 따낸 일감이 문제였다면, 내년부터는 2012년 이후에 수주한 프로젝트의 원가율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실제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모두 2012년 이후 확보한 프로젝트의 원가율이 상승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건설사 해외수주 소식 중에서 중동쪽 일감 확보소식이 들리면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지레 겁부터 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아람코같은 곳에서 발주하는 사업의 경우 원가가 상승하면 대부분 국내 건설사가 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불안한 프로젝트로 꼽힌다"고 전했다.
그런 점에서 과거 중동 쏠림을 해소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중동 프로젝트에 대해 보수적인 사업검토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 삼성물산의 경우 호주, 유럽 등 인프라 사업에, 현대건설은 중남미 지역에 집중하며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동시장은 여전히 국내 건설사에 기회의 땅이고, 수주 텃밭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과도한 중동 쏠림으로 인한 더이상의 출혈 경쟁만큼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과열된 중동 시장 의존증을 해소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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