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이내건, 버진아일랜드에 지배회사 둔 이유 페이퍼컴퍼니 설립...'지분승계+절세 효과' 상속 활용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9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이 최근 전문경영인을 제치고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영향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내건 콩힝에이전시 명예회장의 속내와 후계 승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너인 이내건 명예회장은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회사인 페어먼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이하 페어먼트)를 통해 흥아해운을 지배하고 있다. 절세효과와 자녀들에 대한 지분승계가 용이한 것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흥아해운 최대주주는 페어먼트로 지분 23.12%를 보유하고 있다.
페어먼트는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자본금 2달러 규모의 페이퍼회사로 이내건 회장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가족들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만든 페어먼트를 통해 흥아해운에 투자하며 법정관리 졸업을 도왔다. 이후 흥아해운이 적대적 M&A에 노출되자 백기사 역할을 하다 최대주주가 됐다. 전문경영인인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과의 두터운 친분이 백기사로 나선 계기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경영엔 참여하지 않고 후원자 역할을 하며 안정적인 경영권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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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페어먼트를 통해 흥아해운을 지배하는 이유는 절세효과와 자녀들에 대한 지분 승계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외거주자인 이 회장은 조세피난처에 페어먼트를 설립한 덕에 그동안 흥아해운으로부터 얻은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흥아해운은 페어먼트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매년 한 차례도 빠짐없이 배당을 해와 페어먼트는 총 14억 원 수준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자금은 흥아해운이 페어먼트에 배당하고, 페어먼트는 또다시 이 회장에게 배당되는 식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가 배당소득세를 물지 않아 이 회장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 페어먼트가 국내법인이라면 이 회장은 소득세를 내야한다.
이내건 회장이 국내 거주자라면 이 과정에서 관련법에 따라 페어먼트가 이 회장에게 배당하는 것에 대해 과세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덕에 국내에서는 과세근거가 없다는 게 관련당국의 설명이다.
국세청 국제세원관리과 관계자는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법인이 국내기업으로부터 배당소득을 받고 이를 다시 주주에게 배당을 할 경우 주주가 국내 거주자라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과세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해외 거주자는 과세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페어먼트는 이내건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승계할 때도 유리하다. 절세효과와 마찬가지로 지분승계에 있어서도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남1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의 아들인 이준우 전무가 지난해부터 흥아해운 경영에 참여해 핵심사업인 노후선박 대체 작업을 주도하는 등 흥아해운이 오너경영체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승계 작업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 전무가 국내에 거주지를 둔 상황에서 이 회장이 페어먼트 지분을 이 전무에게 넘길 경우 국내에서 증여세 과세근거가 발생한다. 이 전무는 최근 흥아해운 본사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거주지를 국내로 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전무의 국적은 홍콩이다.
하지만 이 전무가 국내에 거주지를 뒀다 하더라도 이내건 회장이 지분 증여 사실을 자진해서 신고하지 않는 한 페어먼트가 조세피난처법인이기 때문에 과세당국이 지분증여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상장사인 흥아해운은 관련법에 따라 최대주주에 대한 사항을 사업보고서에 명시하고 있지만 페어먼트의 대표자와 자본금 수준만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고 구체적인 지분율 현황은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2세가 국외자산을 증여받을 경우 증여세가 과세 된다"며 "하지만 사업법인(흥아해운)이 투자법인(페어먼트) 주주들의 지분 변동사항을 신고하지 않으면 증여사실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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