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04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지난달 1일 새 사명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We Know China'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국내 최대 중화권 증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유안타 그룹의 중국 및 홍콩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리테일이다. 중국 시장 공략법만을 다루는 태스크포스(TF)를 사장 직속으로 구성하는 등 전사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홍콩 운용사와 유럽계 자문사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같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는 5일부터는 업계 최초로 중국 회사채와 국공채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한다. 적격해외기관투자가자격(RQFII)이 있어야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 금융기관에는 아직 부여되지 않았다. 유안타증권은 홍콩 운용사가 현지에 공모로 내놓은 펀드를 재간접으로 들여왔다.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운용사들 사이에서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국내 금융기관에도 RQFII 가 부여된다. 개방을 코앞에 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국내 증권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세미나를 열고 책자를 발간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양 사태로 고객 기반이 반토막이 난 유안타증권에게 후강퉁은 중국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한 달간 유안타증권의 주가가 50% 가량 수직 상승한 것도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화권 증권사로 간판을 바꾸어 달았다고 해서 동양증권 시절의 실패와 오명을 금방 지우고 씻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강퉁 이슈에 지금 가장 가까이 가 있다고 해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고객을 공략할 포인트 하나가 더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승패의 열쇠는 후강퉁에 있지 않을 수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그로 인해 유안타증권을 통한 거래가 잠시 늘어서 이익을 많이 낸다고 해서, 성공이라고 결론지을 수 없다. 떠났던 고객이 잠시 돌아왔다고 해서 과거 동양증권이 구축했던 고객의 기반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동양증권에서 유안타증권으로 완전한 탈바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궁극적인 화두가 되지 않을까. 동양증권이 다른 증권사와는 전혀 다른 포지셔닝으로, 전혀 다른 전략으로 '색깔이 다른 증권사'로 인식된 것처럼, 유안타증권이 과거 동양증권과는 전혀 다른 증권사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와 더불어 외국계 증권사가 갖기 어려운 '친숙함'과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유안타증권으로 돌아온 동양증권의 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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