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 신용등급 인위적 방어..논란 여전 [신용등급 스플릿 점검]평가사 교체, 등급 불일치 해소…실적·펀더멘털 개선 불투명
황철 기자공개 2014-11-24 11:30:02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1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건설의 신용등급 방어 노력은 처절했다. 연초 신용등급을 강등한 한국기업평가를 회사채 신규 평정에서 배제하고 NICE신용평가를 새로운 등급 의뢰 기관으로 삼았다. 유효등급을 한시라도 빨리 올리기 위해 단 1억 원 짜리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이후 한기평이 평가하고 있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A-의 꼬리표는 소멸했다. 평가사간 신용등급 불일치(Split)도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물론 인위적 등급 상향 노력에만 나선 것은 아니다. 대주주가 참여한 1000억 원대의 유상증자와 투자부동산 매각 등 재무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급격히 저하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매출·수주 감소 등 성장 지연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게 크레딧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 1억 원 사모채, 신평사 교체 결국 신용등급 회복
KCC건설은 계열 발주 공사나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수주로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펴 온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의 원가율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사업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상당부분 무너졌다.
지난 4월 한국기업평가가 KCC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떨어뜨린 결정적 이유기도 했다. 당시 한국신용평가가 A0 유지 결정을 내려 등급 불일치가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해외 사업장 부실 건설사의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이후 KCC건설은 적극적인 신용등급 방어 노력에 나섰다. 일단 비우호적 평가를 내린 한기평부터 철저히 배제했다. KCC건설은 한기평의 강등 결정 일주일 뒤인 4월24일과 25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한신평과 NICE신평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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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단 1억 원 짜리 사모사채를 발행해 유효등급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평정은 NICE신평에만 의뢰했다.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은 NICE신평은 한신평과 같은 A0 결정을 내렸다. 10월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도 두 평가사는 동일한 등급을 부여했다.
10월28일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던 13회차 회사채의 만기도래와 함께 등급 스플릿도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인위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강등 6개월만에 A0 등급 기업으로 완전히 부활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에서는 여전히 KCC건설을 반쪽 짜리 A0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신용등급 상향이라기보다는 인위적 노력에 따른 결과라는 인식 때문.
물론 KCC건설이 유상증자나 투자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동안 급속도로 저하된 재무건전성을 만회하는 데 1089억 원 규모의 증자로는 모자람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매각 규모도 수백억 원대에 머물고 있어 A0 등급을 유지할 만한 수준으로 재무역량을 회복했다는 확신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
◇ 실적, 재무구조 저하 가속
실제로 유상증자 직후인 지난 6월말 KCC건설의 부채비율은 236.9%에 이르고 있다. 2012년 155.6%에 비해 80%P 이상 늘어난 수준.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6.7%에서 38.9%로 수직상승했다.
업계 최고로 평가받던 사업안정성의 저하도 신용등급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KCC그룹의 투자 일단락과 함께 계열 공사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채산성 저하도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KCC건설의 매출액은 2010년 1조291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말 1조811억 원까지 줄었다. 올해에도 반기 기준 4839억 원으로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상반기 10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해 대규모 손실의 기저효과일 뿐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정도 이익창출력으로는 연간 500억 원 규모로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의 적자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지적.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출 규모나 실적 저하 추세, 앞으로의 업황 전망 등을 감안하면 KCC건설의 재무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를 바라기는 어렵다"라며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면, 규모 면에서 앞선 대우건설이나 롯데건설과 동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팽배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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