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공정위 '벽' 넘을 수 있을까 기업결합심사 본격 돌입,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제 조항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4-12-12 08:59:37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0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베스틸이 우여곡절 끝에 포스코특수강 인수 본계약을 포스코와 맺었지만 아직까지 남겨진 장벽은 있다. 다름 아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과연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다. 포스코특수강의 주요 제품군이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육박하고 있어 기업결합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결합심사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4일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이 인수 본계약을 맺은 직후 곧바로 기업결합심사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늦어도 이달 내에는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조항을 토대로 이뤄진다. 심사에서 가장 주요한 독점규제 조항은 특정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단일 회사가 50% 이상, 상위 3개사 합산 75% 이상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방편이다.
단일 회사가 낮은 점유율로 시작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경우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외부에서 회사를 인수해 시장 과점적 사업자가 될 경우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배력을 악용해 가격을 급격히 올리게 되면 시장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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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뒤로하고 포스코특수강은 국내 스테인리스스틸(STS) 선재, STS 봉강 부문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지위자다. 지난 2011년 보다는 다소 떨어진 수준이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 점유율을 최상위 상태로 이어가고 있다. 결국 포스코특수강 지분 인수는 세아베스틸이 국내 STS 생산 분야에서 단번에 과점적 시장 지배자로 올라서게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공정위는 합병을 통해 점유율이 급격히 올라갈 경우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제재를 벌일 수 있다. 제재는 크게 행태적 조치와 구조적 조치로 나뉜다. 전자는 결합은 승인하되 가격을 당분간 올리지 못하게 하는 방안, 후자는 일부 생산공장을 다른 곳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강제 제한하는 방안이다. 최악의 경우 결합 자체를 아예 막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세아베스틸이 그동안 STS 관련 생산은 영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결합 심사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판단이 많다. 세아베스틸은 합금강, 탄소강 등 특수강에 주력해왔던 회사로 포스코특수강과 영위하던 사업 분야가 전혀 다르다. 주로 자동차용 특수강 분야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에 STS선재·봉강 부문 흡수를 공정위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반드시 통과될 것이란 속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포스코는 1997년 삼미특수강의 강봉 및 강관부문만을 인수해 지금의 포스코특수강을 만들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케이스다. 낮은 점유율로 시작해 회사를 그만큼 키웠다는 얘기다. 회사 인수를 통해 단번에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게 된 세아베스틸과는 경우가 전혀 다른 셈이다.
일부에서는 포스코가 20% 지분을 남겨두고 매각을 결정한 것도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를 우려했기 때문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보유 중이던 지분 72.3% 중 52.3%의 지분만을 세아베스틸로 넘겼다. 세아그룹의 자금 여력을 고려해 일부 지분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이유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단일 회사가 아닌 양대 주주가 거느린 회사로 보이는 것이 심사에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란 평가다.
이에 대해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 때문에 포스코가 지분을 남겨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항간에 인수 자금 부담을 두고 여러 가지 지적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외부에서 조달할 자금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 큰 부담이 없는 인수전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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