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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연초부터 회사채 빅딜..자신감 배경은 넘치는 수요, 공급부담 '제로'…올해 만기 2.5조, 초과 발행 예고

황철 기자공개 2015-01-13 07:30: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의 '엄친아'로 통하는 LG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빅 딜(big deal)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무려 5000억 원에 달하는 공모채로 포문을 열었고, LG유플러스도 2000억 원 이상을 조달키로 했다.

웬만한 기업이라면 물량 부담을 의식할 만한 규모지만 투자자 유치에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수요가 폭발할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온 증액 발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 LG그룹은 올해 2조5000억 원 이상의 채권 만기에 대비해야 한다. 차환 수요에만 대응해도 빅 이슈어(big issuer)로서의 면모를 드러낼 전망이다.

상시적 투자가 수반되는 전자·통신 부문과 업황 저하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화학 부문 등 전 계열에서 만기물 이상의 조달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투자 수요가 넘치고 있어 연중 내내 LG는 회사채 시장의 핫 이슈를 몰고 다닐 가능성이 크다.

◇ LG전자, LG유플러스 연초에도 증액 발행 예고

LG그룹이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의 이슈 메이커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 주축인 LG전자가 예정액 5000억 원, 최대 6000억 원짜리 빅딜을 들고 나왔다. 만기는 5년, 7년, 10년, 15년짜리 장기물 위주로 짰다.

만기 분산을 통해 투자자 모집과 상환 부담을 줄이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5곳을 주관사로 자금 유치에 나선다.

LG유플러스도 20일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5년, 7년, 10년으로 수요가 넘칠 경우 3000억 원까지 증액키로 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두 발행사는 LG그룹 계열사 중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공모채 1조1000억 원, 사모채 2000억 원 등 총 1조3000억 원을 조달했다. 비금융 민간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LG유플러스도 역대 최대 규모인 9000억 원의 공모채를 찍어 빅 이슈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폭발적인 공급량을 이끈 것은 풍부한 투자수요였다. 회사채 수요예측에만 나서면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려 'LG하면 증액 발행'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실제로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발행 때마다 단 한번의 예외없이 당초 공모액보다 수천억 원씩을 더 얹어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최초 공모액 총 6000억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2조5200억 원의 신청이 들어왔다. 10월 발행 때는 당초 공모액 2000억 원의 다섯 배가 넘는 기관 수요로 꿈의 수치인 '1조 청약'을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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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권 수요 핵심, 재무정책 믿음도 인기 배경

LG그룹 채권의 초인기는 보험사 등 대형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해 대규모 발행 배경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의 발행 요구가 있었다. 지난 11월 LG전자가 무려 14년 짜리 초장기 사모사채를 발행한 것도 물량을 독식하려는 일부 보험사의 주문 때문이었다.

특히 과거 보수적 재무정책에 대한 이미지가 남아 있어 채권 안정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룹 전반적으로 차입금이 증가 추세에 놓여 있지만 재무레버리지나 유동성 관리에 철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간의 재무전략으로 볼 때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의 무리한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또한 깔려 있다.

또 그룹 계열의 전반적인 신용등급의 방향성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13년 이후 LG디스플레이(AA0), LG유플러스(AA0), LG상사(AA-) 등의 신용등급이 올랐다. LG이노텍(A+)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전망이 달려 상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자·통신부문의 실적 호조 이후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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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빅딜 행진은 2015년에도 그룹의 왕성한 조달을 예견케 하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LG그룹 계열사 채권은 2조5305억 원(미상환잔액 기준)이다.

LG전자 6600억 원, LG디스플레이 6100억 원, LG이노텍 4500억 원 등 전자 부문에서만 1조7200억 원의 차환 수요가 존재한다. LG실트론 2200억 원, LG생활건강 1500억 원, LG유플러스 1400억 원, LG화학 1000억 원 등의 순이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차환 물량을 넘어서거나 버금가는 적극적인 조달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선제적 조달이라기 보다는 그룹 전반적으로 만기액 이상의 발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자·통신 계열의 경우 업종 특성상 상시적 투자를 필요로 해 조달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화학 부문 역시 현금창출력이 과거보다 떨어져 적극적으로 발행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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