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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금융, 빅이슈어 등극 예고 올해 역대 최대 규모 1조 조달 예상…일괄신고제 선택 가능성 높아 '아쉬움'

황철 기자공개 2015-01-19 10:53:57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5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증권금융이 초우량 빅 이슈어(Big Issuer)로의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원 이상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규제 완화와 M&A 등 증권업계 지각 변동으로 늘어난 자금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발행으로 자격 요건을 갖춘 일괄신고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분히 폐쇄적인 전자입찰에 나설 경우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AAA급 회사채에 반색하던 시장 참가자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AAA급 초우량채 확대, 투자가 기대감 증폭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 몇 안 되는 AAA급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2년만에 초우량채 발행에 나서자 기관투자가는 뭉칫돈을 꺼내 환대했다. 2월, 7월, 11월 세 번의 발행에서 공모액 55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1조240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모였다.

2012년 1월 이후 2년여의 공백이 오히려 투자 욕구를 더욱 키운 듯 했다. 수요예측 도입 이후 한국증권금융을 만난 것도 처음이었다. 풍부한 수요의 이면에는 실질적인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신용등급 이상의 안정성을 갖췄다는 기대도 작용했다.

증권금융

이같은 한국증권금융이 올해에도 회사채 시장에 초우량채를 더욱 활발하게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NCR 규제 완화로 증권사 투자가 늘고 M&A 이슈 등으로 업계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당연히 한국증권금융의 자금집행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증권금융은 "업계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며 향후 각종 투자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미 2015년 첫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서둘러 평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연간 조달 전략 수립 과정에서 1조 원 한도의 발행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발행액 88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일괄신고 가능성 농후, 공모시장에 부정적

다만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부정적 시각이 강한 '일괄신고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사채 발행이 빈번한 기업의 조달 효율성을 높인다는 제도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수요예측 무력화 등 정상적인 공모 절차를 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전부터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왔던 한국증권금융이 일반적인 공모 절차를 따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직전 년도 회사채 발행이 있어야 한다'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어쩔 수 없이 수요예측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연간 발행 이력과 분·반기보고서 성실 제출 기업'이라는 단서를 모두 충족했다.

그러나 시장을 선도하는 초우량 이슈어로서 발행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적 움직임에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괄신고제도를 도입한 기업에서는 수수료 녹이기 등 회사채 시장의 불건전 관행이 시시때때로 이뤄져 왔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괄신고제의 취지를 인정한다 해도 채권 발행제도 선진화 방안이 정착하는 단계에서 대형 이슈어의 잇따른 이탈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라며 "사설 입찰이나 메신저를 통한 거래에서 발생하는 금리 왜곡 등 다양한 부작용이 양산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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