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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의존도 낮춰라" 새 먹거리 찾기 분주 삼성전자 실적부진 여파…협력사, 바이오·헬스케어 등 이종산업 진출 모색

정호창 기자공개 2015-01-27 06:54: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3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삼성전자의 경영실적 하향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동반 고사를 피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삼성 의존도 낮추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소속 기업들 다수가 현재 인수합병(M&A)을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기업은 자체 인력과 조직을 통해 신사업을 모색 중이며, IB업계에 정식으로 의뢰해 '매물 찾기'에 나선 기업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협성회에 소속된 D사, S사 등이 현재 국내 증권사와 대형 회계법인 등에 M&A 전략 수립과 매물 추천을 요청해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며 최근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M&A 의뢰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협력사 중 주로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부품업체들이 M&A 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2~3년간 삼성전자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축적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소나 벤처기업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바이오·헬스케어·환경 등이며, 대체로 기존 전자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용이하거나 향후 성장성이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종산업에 대한 매물 발굴 요청이 많다"고 덧붙였다.

협성회에 소속된 삼성전자 협력사 중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신사업 진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체는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에스에프에이(SFA)다. SFA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M&A시장 '핫 딜' 중 하나로 꼽히는 KT렌탈 인수전에 나선 상태다. IB업계 톱티어 하우스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법무법인 세종, 삼일PwC 등으로 자문진용을 갖춰 인수전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엔 동양매직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전자부품업체들이 이렇듯 신규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IB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암시하는 방증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가장 잘 아는 협력사들이 '脫 삼성' 또는 '삼성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는 건 이들이 그만큼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망을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미 일부 협력사에 직간접적으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청하는 시그널을 보냈다는 소식도 돌고 있어 협력사들의 우려와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까지 매 분기 최소 7조~8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 왔으나 갤럭시S5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 여파로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 분기의 절반 수준인 4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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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날로 척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애플이 대화면 아이폰을 출시해 삼성전자가 개척한 패블릿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샤오미 등 중국 후발주자들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어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이끌었던 휴대폰 사업부문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1차 벤더들 사이에선 최근의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의 불황에 대비해 구조조정이나 신규 사업 진출 등의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 상당한 경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성회에 소속된 중대형 부품업체들 상당수는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와 동반 성장하며 적지 않은 실탄을 마련해 둔 상황이기에 M&A 등을 통한 신규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협력사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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