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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협력사들 "좋은 소비재 기업 어디 없나요" 신규 먹거리 M&A 대상 물색… 납품업체 '한' 씻으려 B2C기업 선호

정호창 기자공개 2015-02-24 11:16: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3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감소에 대비해 신규 먹거리 확보에 나선 삼성전자 협력사들이 소비재 기업 위주로 인수합병(M&A) 매물을 물색 중이다. 납품업체로서 발주기업에 종속된 거래관계를 탈피하기 위해 B2B 기업 보다는 B2C 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전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은행(IB)업계를 통해 신사업 발굴에 나선 삼성전자 협력사 다수가 M&A 대상으로 소비재 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종속된 자사의 거래관계와 처지를 탈피하기 위해 B2B 기업 보다는 B2C 기업 인수를 희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사 중 대형업체들 위주로 지난해 말부터 중소형 매물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많아지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전자부품업체를 찾는 기업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 업체가 이종 산업의 소비재 기업을 인수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B2B 기업보다 B2C 기업 인수를 선호하는 것은 동종업체를 인수할 경우 불황의 파고에 함께 휩쓸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다, 거래관계상 발주기업에 종속된 처지에 놓이는 B2B 기업의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구매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인사치레' 형태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상시적 원가절감책을 구사해 협력사들을 옥죄는 경우가 많다"며 "협력사 오너 중 상당수가 이런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납품업체로서의 '한'을 갖고 있어 M&A 대상으로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B2C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협력사들의 경우 삼성전자 내부사정에 정통하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 추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자부품사를 인수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바이오·헬스케어·환경 등 이종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에스에프에이(SFA)가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KT렌탈 인수전에 나섰던 것이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향후에도 중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B2C 업종 진출 움직임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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