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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등급 도입, "신용평가 미칠 파장 없다고?" [2015 크레딧 포럼]신용등급 조정 패턴 변화…일괄 등급조정 확대 가능성

임정수 기자공개 2015-02-26 08:26:2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4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자신용등급 도입이 평가업계와 기업 신용등급 체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단순히 제도 도입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은 없겠지만 지원 가능성 거품 완화에 따른 일괄 등급 조정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용등급의 조정 패턴 변화로 평가사간 등급 차별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5 더벨 크레딧 포럼 윤영환 서울신용평가 평가사업본부장 03
윤영환 서울신용평가 평가사업본부장

윤영환 서울신용평가 평가사업본부장은 24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thebell Credit Forum'에 참석해 '독자신용등급 도입 이후 달라지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 신용평가 투명성 높아져…논리 중심의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계기

우선 독자등급이 도입되면 시장에 제공되는 기업 정보의 양이 늘어나 신용평가 논리 체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자등급은 재무 정보를 기반으로 한 모델 등급에 사업성 등 정성적 평가 요소를 더해 도출한다. 여기에 정부나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최종 등급이 산출된다. 이러한 신용평가 과정과 정보들이 모두 시장에 공개되면, 신용평가 논리가 과거보다 더 명확해질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가 신용평가사 간 신용등급 차별화를 유도해 낼 것으로 내다봤다. 평가사별로 시장에 공개되는 신용평가 논리가 다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평가 논리가 공개돼 있어 환경 변화나 신용 이슈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본부장은 "현재 신용평가 방법론으로는 특정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이 같으면 신용평가사별로 논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평가 논리가 공개되면 궁극적으로 신평사 간 등급 차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용등급 일괄조정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본부장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신용평가 방법론이나 신용평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곧바로 발표한 기준에 맞게 기업의 신용등급을 일괄 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에 일종의 충격을 주게 된다.

반면 국내 신평사들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일명 '적응적 조정'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에 평가 논리를 투명하게 제공하면 '적응적 조정'이 불가능해진다"면서 "신용평가 방법론 변경이나 신용이슈에 따른 신용등급 일괄 조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증권·캐피탈 업종 중심 신용등급 조정 전망…기업 재무정책 보수화 유도

독자등급 도입의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을 업종으로는 캐피탈업과 증권업을 꼽았다. 윤 본부장은 "독자등급이 도입 되더라도 최종 신용등급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부 정부나 모기업 지원 가능성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는 증권과 캐피탈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에 대한 발행기업의 민감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 본부장은 "그 동안 기업은 특정 의사결정이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평가 논리가 구체화되면서 특정 의사결정이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 기업의 재무정책도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차입금 의존도나 재무정책의 일관성 등이 중요한 신용평가 논리가 되면서 보수적 기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자 측면에서도 투자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투자의 범위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신용평가에 대한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고 규제를 완화시키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은행과 공기업의 경우 독자등급이 도입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가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윤 본부장은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의 만기는 과거 2~3년 에서 5년 정도로 길어져 일부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도 "미국의 회사채 만기가 15년 정도인 것에 비교하면 질적 개선이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등 시장의 발전 속도가 더딘 것이 신용평가에서 비롯된 문제일 수 있다"며 "독자등급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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