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파르나스 매각..묘수인가 악수인가 [Rating Watch]GS리테일, 재무부담·역시너지 우려…불확실성 제거는 긍정적
황철 기자공개 2015-02-27 11:14:17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르나스호텔이 결국 GS그룹 안에 남게 됐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 전량을 계열 관계에 있는 GS리테일에 넘기기로 했다.매각예상 규모만 7000억~8000억 원에 달하는 빅딜로 M&A 주체의 신용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불확실성에 봉착했던 파르나스호텔의 신용 전망 역시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 GS리테일, 순차입금 급증..단기 재무부담 불가피
이번 M&A가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사별로 엇갈린다. 그러나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GS건설은 유동성 확충을 위한 가장 확실한 인수 대상을 갖게 됐다. 파르나스호텔 역시 신용등급에 녹아 있는 대주주 지원 가능성이나 지배구조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단일 투자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는 GS리테일이다. 중장기적으로 자산가치 상승 등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당장의 재무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업 시너지나 투자 실익 측면에서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하다. 그만큼 GS리테일만 놓고 보면 이번 M&A 효과에 대한 계산법이 복잡해진다.
당장 예상 인수대금 약 7500억 원은 그룹 내 최우량사 중 하나인 GS리테일에게도 단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현재 GS리테일의 현금성 자산은 3500억 원 정도다. 현금흐름이 원활한 유통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유동성은 갖고 가야 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소진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적어도 5000억 원 이상은 외부조달로 충달할 가능성이 크다. 현금 유출과 차입이 병행될 경우 인수비용 대부분은 순차입금의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1300억 원 수준에 불과한 순차입금은 단기적으로 8000억~9000억 원 가량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재무안정성 지표 저하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
인수 후 투자비 회수가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아직은 크지 않아 보인다. 파르나스호텔이 탁월한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신증축 공사 진행으로 주력인 그랜드호텔의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재무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GS리테일로서는 당분간 이자비용을 상회하는 배당 수입 등 일차적인 투자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유통업과 호텔업은 내수에 기반한 경기 민감 산업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감점 요인이 많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실적의 완충 효과보다 역시너지의 가능성이 더 크다.
물론 7500억 원에 달하는 예상인수 비용이 만만찮은 건 맞지만 그룹 내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흔들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9월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 73.6%, 차입금의존도 16.6%, 순차입금/OCF 0.4배 등 재무지표가 워낙 우수하기 때문.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충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론이 만만찮은 이유다.
하지만 GS리테일은 외형 성장이 생존과 직결되는 유통산업 내에서 상시적 출점투자와 사업다각화에 대규모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M&A가 신용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
◇ GS건설·파르나스호텔, 최선의 결과?
GS건설과 파르나스호텔 입장에서는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털어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재무적으로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성적 측면에서 신용도에 도움을 줄 요인이 많다.
GS건설은 계열 간 거래로 지지부진했던 재무개선 방안의 핵심 하나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7500억 원 가량의 현금 확보로 유동성 지표와 재무안정성을 상당수준 개선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신평사 등이 판단할 자구계획 이행 능력에 대한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외 사업장 부진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워낙 커 신용도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만한 이벤트는 아니라는 분석.
파르나스호텔 입장에서도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만으로 최선의 결과로 받아들일 만하다. 신용등급에 녹아 있는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 역시 우수한 재무여력을 갖춘 GS리테일이 GS건설보다 나으면 낫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M&A 종료 후 투자비 회수를 위한 배당정책의 변경 가능성 등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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