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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공모가 1만원 가능할까…상장 불확실성 가중 작년 계열사간 거래밸류 고평가 지적...기관투자가 반응도 냉담

민경문 기자공개 2015-03-09 15:45:06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6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이 연내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긴 했지만 실제 성사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내재가치(EV)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미래에셋캐피탈이 계열사에 매각한 지분 매각 단가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공모가격이 그룹 수뇌부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장을 다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2011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공모가로 '주당 1만 6500~7000원'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 수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1조 7000억 원을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장 주관사들의 태핑 결과 투자자들의 기대 가격은 주당 1만 원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래에셋생명 상장은 예심 청구도 시도하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 미래에셋생명 지분 가치에 대한 그룹 수뇌부의 눈높이는 큰 폭으로 낮아진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매각했을 때 가격만 봐도 알 수 있다. 주당 1만 1102원으로 4년 전에 비해 5000원 이상 떨어져 있다. 최근 공식화한 미래에셋생명 상장의 경우 이 정도 수준의 공모가를 기대하고 추진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당시 가격이 미래에셋생명의 실제 가치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산정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주당 1만 1102원은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3월 말 주당 순자산가치 대비 1.1배 수준이다. 동양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전문가는 "작년 연말 순자산가치가 늘어나긴 했지만 보험사 특성상 공시된 재무제표 실적만 가지고 주당 가격을 따지기는 어렵다"며 "미래에셋생명이 장기 보장성보험보다는 변액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영업이익이 1500억~2000억 원은 돼야 당초 밸류에이션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00억 원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EV 등의 기준을 적용한 미래에셋생명의 주당 가격은 1만 원을 하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9월 말 순자산(1조 4209억)과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주가/EV' 비율을 적용한 에퀴티 밸류는 9090억~1조 2120억 원으로 산정된다. 이를 총 주식 수로 나눌 경우 미래에셋생명의 주당 공모가는 6817~9089원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4년 전 투자자들의 기대치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생명보험사 상장 자체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호응도가 높지 않은 점도 낮은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생명보험사들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봐주기가 어렵다"며 "올해 알짜 IPO 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한 상황에서 굳이 이들을 배제하고 미래에셋생명 투자에 나설 이유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 상장을 통해 50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에셋생명 추정 에퀴티 밸류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공모가격이 낮더라도 신주 발행 규모를 최대한 늘리면 어떻게든 성사되겠지만 그만큼의 주가 희석은 불가피하다. 기대했던 수준의 공모가격이 나오지 않을 경우 미래에셋생명 상장이 미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재무적 투자자(FI) 교체 등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상장 여건이 마련되긴 했지만 결국 밸류에이션이 관건"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해 동부생명과 마찬가지로 상장 예심을 청구하고도 철회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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