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회계감사, 한계건설사 자본잠식 속출 '잠재 부실' 일시에 손실 인식…경남기업·남광토건 등 타격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1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황 부진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계 건설사들이 외부감사를 전후해 자본을 완전 잠식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부실회계 논란으로 감독당국이 감리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회계법인들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경남기업은 11일 지난해 265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을 완전 잠식당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182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92억 원으로 납입자본금 1800억 원을 모두 소진했다.
업계는 장기간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이 급감하면서 자본을 잠식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의 잇따른 지원에도 불구 일감 확보를 위한 무리한 수주와 원가율 상승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거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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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의 실적 악화는 그러나 최근 달라진 회계법인의 감사 성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회계법인들의 감사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작년 4분기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손실로 인식했다는 얘기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기업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조 35억 원에 달했다. 순손실과 영업손실은 각각 214억 원, 172억 원에 그쳤다. 연간실적과 비교하면 4분기에만 손실이 2443억 원가량 발생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1655억 원에 달한다. 결국 대규모 영업결손으로 1794억 원(2014년 9월 말)에 달하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처럼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을 업황 부진으로 돌리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외부 감사가 강화되면서 실적 결산 과정에서 잠재 부실을 대규모 손실로 인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계법인이 허술한 외부감사로 감독당국의 제제 대상이 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분위기가 빡빡해졌다"며 "특히 4분기 실적을 반영한 연간 결산실적 집계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자본을 일시에 잠식당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남광토건도 3분기까지 누적손실이 390억 원에 그쳤다.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자본잠식 규모가 큰 폭으로 불어났다.
고위험 업종인 건설업종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감사는 더욱 깐깐해질 전망으로 단기간 내 장부상 손실 인식으로 한계에 몰린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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