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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경남기업 자본잠식 '당혹' 신한은행 주관 긴급회의, 구체적 대처방안은 안나와

길진홍 기자공개 2015-03-12 08:17:05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1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기업의 자본잠식에 따른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채권단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채권은행마저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자금 지원에 난항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11일 오전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요청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경남기업 자본잠식에 따른 후속 대처를 논의했다.

신한은행은 이 자리에서 현재 매각이 추진 중인 베트남 랜드마크타워를 활용한 자금 조달을 타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은행이 협의해 중지를 모으면 그에 맞춰 방향을 정하고, 향후 일정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사자인 경남기업도 회의에 참석해 업황 부진으로 악화된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채권단 도움을 호소했다.

부채권은행들은 그러나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손실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데다 그 동안 워크아웃을 이끌어 온 신한은행이 이렇다 할 대안이나 추진 방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은 당초 신한은행을 통해 경남기업의 작년 손실 규모가 8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했다. 손실이 불거지더라도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완전자본잠식에 처할 줄 알지 못했다. 전날까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정보가 차단돼 있었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경남기업이 이연법인세 800억 원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손실이 확대됐다는 짤막한 답변을 내놨다.

부채권은행들은 이어 신한은행을 상대로 경남기업이 상장폐지가 되는 것인지, 이를 피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추가 지원 등을 위한 실사 계획이 잡혀 있는지 등을 물었다.

신한은행은 물리적인 시간 제약으로 실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채권단 회의가 겉돌면서 분위기가 잠시 험악해졌다. 일부 채권은행 관계자는 "그러면 우리를 왜 불렀냐"며 얼굴을 붉혔다.

결국 이날 채권단 회의는 경남기업 자금운용 미스매칭을 불러온 개별현장 손실 현황을 서면으로 보고 받기로 하고 끝났다. 추후 채권단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처럼 채권단 회의가 별 소득 없이 끝나면서 경남기업 워크아웃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남기업이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거래소에 자본잠식 사유를 제출해야 한다. 상장폐지를 피하더라도 운영자금 용도의 추가 신규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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