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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각자대표 체제' 변화 이유는 8개월간 성일모 단독대표…실적향상 힘 싣기

김창경 기자공개 2015-04-01 08:01: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30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가 지난해 단독대표를 선출한 지 8개월이 된 시점에 각자대표로 체제를 변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 대표가 된 정경호 부사장은 내부에서 생산 전문가로 꼽힌다. 계열사 지원, 지주사 전환 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실적향상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만도는 성일모 단독대표에서 정경호 대표를 추가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한라그룹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정기인사를 단행, 성일모 만도 수석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성일모 단독대표 체제에서 성일모·정경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된 시기와 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 시기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재무 쪽에 힘써왔던 성 대표의 역량을 정 대표와 함께 생산 쪽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공장을 돌며 조향장치 본부장, 생산기술 센터장 등을 역임한 생산 관련 전문가다.

한라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성 대표는 지난 2010년 만도의 성공적인 재상장에 중추역할을 한 인물"이라며 "그룹 내의 씽크탱크로 정몽원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과정에서 정 회장은 대규모 상장차익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0년 성 대표는 만도 기획조정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2013년 4월 만도가 대주주인 한라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도 성 대표가 주축이 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성 대표는 만도코리아(MDK)를 총괄하는 부사장을 거쳐 사장(COO)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성 대표는 수석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8월부터 인적분할 된 만도의 CEO를 맡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성 대표가 그룹 내에서 재무적으로 해왔던 역할의 상당부분은 지주사 한라홀딩스 대표를 맡게 된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만도는 지주사 전환으로 계열사 지원 등에 힘을 쏟지 않아도 된 만큼 매출 및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영 사장은 살로먼 브라더스 증권·삼성증권·IBK투자증권 등을 거친 정통 '금융맨'이다. .

지금까지 만도는 한라그룹 내에서 '가난한 집의 장남' 역할을 해왔다. 외환위기 이전 만도는 자사 명의로 6000억 원을 빌려 삼호조선소에 빌려줬다가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갔다. 2008년 다시 한라그룹에 품에 돌아온 뒤에도 한라건설 지원(3800억 원), 지주사 전환(4500억 원) 등으로 현금을 뱉어내야 했다. 적절한 시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한라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추가지원 위험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올해가 만도의 실적개선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올해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중국법인의 매출증대가 기대되고 계열사 지원 위험이 주는 등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분석이다.

각자대표로의 체제 변화에 대해 만도 관계자는 "만도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해외와 국내를 나눠 담당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각자대표 체제가 있었듯이 일상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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