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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WM시장서 증권사들 왜 고전하나 신흥부촌 센텀·마린시티 집결...시장 조성 느려

부산=이상균 기자/ 한아름 기자공개 2015-04-27 14:57:46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1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부촌의 지형도가 과거 동래 중심에서 2010년 이후 조성된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로 축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다. 발 빠르게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 둥지를 튼 증권사들은 줄줄이 실패의 쓴 맛을 보는 중이다. 길게 보면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당장은 쉽게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권사 PB센터, 센텀시티·마린시티에 집중

부산의 금융 중심지는 엄밀히 말해 부산진구 부전동이다. 이중에서도 지하철 서면역과 서면교차로가 위치한 5차선 도로 주변에 21개 증권사 지점이 몰려 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과 부산롯데호텔, 서면시장, 병원 등이 집중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다만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 활발한 곳은 아니다. 서면역 근처에 위치한 증권사 지점 21곳 중 일반지점보다 등급이 높은 것은 신한PWM 부산센터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설립된 지 갓 2년이 지난 지점이다. NH투자증권 부산WMC와 대신증권 부산센터 등 대형금융점포 몇 곳이 눈에 띄는 정도다. 대우증권 WMClass서면이 있긴 하지만 PBClass에 비해 등급이 떨어지는 지점이다.

부산의 전통적인 부촌은 동래구이다. 이중에서도 지하철 수안역이 위치한 수안동에 증권사 지점 11개가 있다. 부산 지역 중 녹지 비율이 가장 높고 해안가와 10km 이상 떨어져 있어 고령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서울에 비유하자면 평창동과 비슷한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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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해 보이던 동래의 입지는 2010년을 전후해 마린시티와 센텀시티가 생기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산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동래구의 주택과 아파트가 다소 낙후되기 시작한 반면, 마린시티와 센텀시티는 경치가 좋은 해안가에 위치하면서 최신식으로 지어졌다"며 "이런 점 때문에 젊은 부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증권사 지점 분포를 살펴보면 이미 부산 신흥부촌의 변화가 엿보인다. 해운대구 우동의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 위치한 증권사 지점은 각각 8개와 12개로 총 20개에 달한다. 동래에 위치한 증권사 지점 숫자의 2배에 육박한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PB센터 기준으로는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동래에는 한국투자증권 동래PB센터가 유일하다. 반면 마린시티에는 NH투자증권 해운대WMC, 신한PWM 해운대센터, 한국투자증권 해운대PB센터, SK증권 해운대마린PIB센터, BNK투자증권 해운대PB센터 등 5개, 센텀시티에는 KDB대우증권 PBClass센텀시티, IBK투자증권WM해운대센터 등 2개다. 증권사들은 부산지역의 차세대 부촌이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라는 전망에 수긍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고액자산가 영업 쉽지 않아

증권사의 고민은 부의 이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지점장 중 상당수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교체됐다. 증권업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곳도 속출했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부산사하, 부산중앙, SNI부산을 부산지점으로 통폐합했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했던 프리미어블루의 명칭을 WMC로 바꿨고 근처 지점 여러 곳을 합쳤다.

주목할 점은 두 증권사가 모두 PB센터를 일반지점으로 격하했다는 점이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WM영업이 증권사의 새로운 먹 거리로 지목되면서 PB센터 설립이 늘어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산에서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특화된 영업이 아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부산 고액자산가들의 자산 규모는 서울보다 '0' 하나가 빠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증권사 지점의 자산규모도 서울에 비하면 크게 모자라는 것이 현실이다. 4개 지점을 합친 삼성증권 해운대센텀을 제외하고는 자산 1조 원을 넘기는 곳이 없다. NH투자증권의 해운대 WMC와 부산 WMC도 1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점을 제외하면 6500억 원의 KDB대우증권 PBClass센텀시티의 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부산 지역 증권사 지점은 대부분 자산 규모가 1000억 원대에 머문다. 서울 강남의 증권사 지점이 5000억~1조 원인 것에 비해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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