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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흥부촌 주도권, 센텀시티? 마린시티? 마린시티는 베드타운, 센텀시티는 요충지

부산=이상균 기자/ 한아름 기자공개 2015-04-27 14:58:32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1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유안타증권은 마린시티에 위치한 지점을 폐쇄했다. 마린시티보다 2년가량 뒤에 문을 연 금융센터센텀지점은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증권도 마린시티에 위치했던 SNI부산을 없애고 3개 지점을 부산지점으로 통폐합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정반대다. 센텀시티에 위치한 지점을 없애고 마린시티에 위치한 해운대 WMC를 유지했다. KDB대우증권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 모두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게 중심은 PBClass가 위치한 센텀시티에 기울어져 있다.

◇센텀시티, 부산울산고속도로와 가까워

이들 사례는 증권사들이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놓고 얼마나 고심에 빠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부산의 신흥부촌이 동래에서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두 곳 중 어디가 더 나은지를 놓고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두 곳 모두 지점을 만들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임대료가 높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 거래대금의 감소와 HTS, 모바일 거래의 급증으로 증권사 지점도 축소되는 추세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실속이 없다는 평이 많다. 서울 강남 못지 않은 화려함을 지녔지만 고액자산가의 자산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입주자들이 거액의 대출을 끼고 들어와 현금성 자산이 적고 투자여력 또한 많지 않다. 일례로 마린시티에 자리 잡은 80층 높이의 해운대 두산 위브더제니스 아파트는 미분양이 워낙 많아 입주자들에게 2년 살아본 뒤 주거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부 분양을 실시했다. 아직도 마린시티에 위치한 아파트에는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마린시티 근처에 일본인 부자들이 대거 들어왔다는 소문도 전혀 입증된 것이 없다. 일본에서 원전 유출이 이뤄진 이후, 지진이 나지 않고 안전하면서 일본과 가까운 부산 마린시티에 일본인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부산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부산 지역의 어느 증권사 지점에서도 일본 부자들의 자금이 들어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같은 공통점과 달리 지리적 요건 등에서는 차이가 많다. 우선 마린시티는 주거기능이 집중된 베드타운으로 봐야 한다. 지하철역이 없고 주변 유통단지로는 홈플러스가 유일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오픈 시기는 2016년이다. 부산 요트경기장과 시네마테크 부산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시설도 없다.

반면 센텀시티는 유통과 엔터테인먼트의 집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등 유통단지가 형성돼 있다.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관도 밀집돼 있다. 근처에는 벤처, 중소기업이 들어선 아파트형 공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교통이 좋다는 점이다. 센텀시티는 울산부산고속도로와 맞닿아있다. 울산부산고속도로를 통해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울산뿐만 아니라 장안산업단지, 정관산업단지와도 연결돼 있다. 이들 산업단지와의 거리는 30km 이내에 불과하다.

◇"고액자산가만 노리면 안돼, 고객층 다양화해야"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의 차이점은 타깃 고객층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로운 섬과 같은 마린시티는 고액자산가만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유동인구가 많은 센텀시티는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자산규모가 작지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젊은 고객들, 일반인들과 접촉하기에 수월하다.

KDB대우증권의 PBClass센텀시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점은 삼성증권, NH투자증권과 달리 지점을 통폐합시키지 않고도 자산규모가 6500억 원에 달한다. 2011년 12월 손한균 센터장이 부임할 당시만 해도 1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자산을 6배 늘렸다. 손 센터장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의 지점들은 고액자산가의 자산만 기대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PB와 IB를 결합시킨 PIB 서비스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PBClass센텀시티는 부산과 경남지역 기업들의 IPO(기업공개)를 주선하거나 산업은행과 연계한 대출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우증권 본사와 협업해 기업 M&A, 회사채 발행 등도 주선해준다.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센텀시티와 맞닿아있는 부산울산고속도로 덕분이다. 울산까지의 거리가 50km에 불과해 이곳에 위치한 기업들이 오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손 센터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고객들도 증권사가 판매하는 금융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부산지역 증권사 지점의 영업실적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무리 업황이 좋아져도 서울만큼 고액자산가 영업이 잘 될 수는 없다"며 "고액자산가에만 의존하지 말고 대상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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