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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해외 PPP 진출 문턱 낮춰야" [2015 건설금융 포럼]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 처장 "'O&M 노하우 활용' 차별화 접근 필요"

길진홍 기자공개 2015-04-30 10:00: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9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공기업 주도의 민관협력사업(PPP)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기업들이 수십 년간 국내 인프라 개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민간 기업을 이끌고 해외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장 1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 처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건설금융 포럼'에서 '주요국 PPP 사업 동향 및 활성화 방안'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 처장은(사진)은 29일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민관협력사업(PPP)을 활용한 해외사업 강화'를 주제로 개최한 '2015 건설금융 포럼'에서 "국내 다수의 공기업이 풍부한 운영관리(O&M)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러 제약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해외 PPP 사업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201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0조 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 수요가 늘면서 2018년까지 13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외국기업에 개방된 해외 건설시장은 8%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약 8200억 달러다. 이 가운데 전세계 PPP 사업 규모는 1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해외 건설시장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경우 PPP 사업이 전체 해외건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다. 수주 물량의 85% 이상이 일반 도급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PPP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사업 발굴과 자금조달 역량, O&M 능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O&M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공기업 참여가 미흡한 실정이다.

정창구 처장은 "경쟁 국가인 일본의 경우 국가기관 주도로 해외교통 및 도시개발사업 지원기구인 ‘JOIN'을 만드는 등 PPP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정부기관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들의 해외 PPP 사업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정부의 예산 통제와 전문인력 부족, 각종 규제 등을 꼽았다. 특히 다수의 공기업이 부채감축 등의 이슈에 발목이 잡혀 해외에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처장은 "글로벌 시장 건설 강국으로 불리는 스페인의 경우 해외에 진출한 현지법인에 대해 초기 부실한 재무구조를 본사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유예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공기업들의 O&M 능력을 활용해 발주국과 사업보증 협약 체결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PPP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민간 기업들도 설계·조달·시공(EPC) 위주의 수주를 지양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PPP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들도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 등을 요구하지 말고, 전략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트랙레코드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 처장 주제발표 전문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201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0조 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 개도국 수요가 늘면서 2018년까지 13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외국기업에 개방된 해외 건설시장은 8%에 달하며 2015년 기준 10조 원정도로 추산된다.

전세계 민관협력사업(PPP) 규모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월드뱅크 자료를 보면 PPP 방식의 투자개발형사업은 2014년에 1000억 불 정도가 PPP 사업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2014년 기준 해외 건설시장의 약 13%에 달한다. 대부분 외국 자본이 들어와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면 된다.

개도국 PPP 사업은 주로 SPC에 각국 정부가 지분 투자를 하거나, 공사비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주변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개도국 정부가 매년 수조 원대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지만 실제로 이행되지는 않는다.

PPP 사업은 해외 건설시장 점유율 1위인 스페인 기업들이 많이 하고 있다. EPC 중심의 단순 도급사업을 지양하고, 개발형 사업에서 O&M까지 겸하는 사업 형태를 취하고 있다. 스페인 건설업체에 사업 노하우를 물은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다양한 우회 지원이 있다고 했다. 스페인 건설협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스페인은 해외 신설법인의 배당 수익에 대해 면세 혜택을 부여한다. 또 현지법인 진출 시 설립 초기 부실한 재무구조를 본사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유예해준다. 스페인 최대 건설사인 ACS의 경우 인프라와 도로, 교량 등의 부문에 강점이 있다. 사업 노하우가 풍부한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단순 ECA에서 O&M으로 전환한지 오래됐다. 매출과 수익도 대부분 거기서 발생한다. 도로부문 글로벌 리더기업으로 중남미지역의 PPP 사업 강자다.

일본의 경우 최근 엔화약세를 계기로 해외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아베 정권 들어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국토교통성 장관 허가로 해외교통 및 도시개발사업 지원기구인 ‘JOIN'을 만들었다.

JOIN은 해외 PPP사업의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주도해서 민간 PPP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 일종의 글로벌 시행사를 만든 셈이다. 지분은 일본 정부와 민간이 50%를 각각 출자해 설립했다. 시공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패키지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구의 성장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국토교통부도 이와 유사한 기구를 만들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일본이 먼저 선수를 쳤다.

이처럼 세계 주요 각국이 PPP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개도국뿐 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인도는 약 50조 루피(약 860조 원)를 인프라 개발 부문에 투자한다. 대부분 PPP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주로 해외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도로, 교통, 상수도 등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아직 인도시장이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은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BOT 사업의 제안사가 지분 40%를 초과할 수 없는 제약에도 불구 비교적 진출이 활발하다. 소득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가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건설사들의 입질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치근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하고 있다.

중남미지역의 콜롬비아의 경우도 재원이 부족한 나라다. 정부에 편중된 부담을 덜기 위해 관련 규제를 변경하고, 인프라시설 운영기간도 30년으로 제한했다. PPP 사업 활성화를 위해 DNP 등 정부 기구를 만들었다.

브라질은 개발형 형태로 진출하기 쉽지 않은 나라다. 과거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을 따냈지만 제대로 진행이 안됐다. 여기도 PPP 사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PPP 사업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매우 저조하다. 전체 해외건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다. 일반 도급사업이 85%로 가장 많다.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을 활용한 신용자공여사업이 10%정도 된다.

PPP 사업이 부진한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주요 사업을 발굴할 역량이 안 된다. PPP 사업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정부 보조금 지원 △정부 지분투자 △수익보장 중의 요건을 하나 충족해야 한다. 이같은 기준으로 보면 국내 기업은 7개국에서 11곳, 66억 달러의 PPP 사업을 수주했다.

SK건설 라오스 수력발전프로젝트는 국내 EDCF 지원으로 이뤄졌다. 태국 바트화로 일부 자금을 펀딩했고 국내 수출입은행이 들어갔다. PPP 사업으로 매우 이상적인 구조다. PPP 사업이 성공하기 우해서는 결국 MDB 등과 연계한 복합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딜 클로징이 안 된다.

특히 해외 PPP 사업은 O&M 경험이 풍부한 공기업이 주도해야 한다. 공기업이 민간 기업을 이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공기업이 부채감축 등에 정부의 예산통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과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SOC 발주 물량이 한계점에 이른 상황에서 공기업 해외진출을 무작정 막아서는 안 된다.

공기업들이 해외에서 에퀴티 투자를 하고 싶어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제한이 걸려 있다. 투자금이 300억 원을 넘을 경우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고 보조금 한도를 5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지연 중이다.

공기업 들은 또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지 않는다. 그나마 업무 경험이 풍부한 일부 인력들을 또 국내로 불러들이는 경우도 많다.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하지만 장기 비전과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PPP 사업 바라봐야 한다. 일본처럼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공기업들이 해외에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공기업의 O&M 능력을 활용해 발주국과 사업보증 협약 체결 등도 늘려야 한다. 민간 기업들도 오너십을 갖고 임해야 한다. 금융기관도 해외 PPP 사업에 적극적을 나서 트랙레코드를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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