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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조선·해운 익스포저 낮춘다 "조선업부문, 차상위 기관보다 3~4배 높아…부실시 손실 커"

안경주 기자공개 2015-06-05 08:58:5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업 부문에 대한 여신과 신용공여 등 익스포저를 점진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성동조선해양 단독 자금지원을 계기로 조선·해운 등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는 편중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업부문 익스포저를 낮추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다.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선박 부문, 특히 조선업 부문에 대한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다"며 "익스포저 조정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총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106조 원이다. 이 가운데 선박(조선·해운)부문 익스포저는 20조 원으로 전체 여신의 18.9%에 달한다. 2013년의 22.3%에 비해 3.4%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이는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비교해도 높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조선·해운업부문 익스포저는 17조3000억 원 가량이지만 전체 여신(보증포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 수준이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해진다. 기업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의 조선·해운업부문 익스포저는 5조3000억 원 가량이다. 총여신 규모는 193조 원으로 조선·해운업 익스포저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특히 조선업부문에 대한 익스포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부문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익스포저가 '10'이라면 차상위 은행의 익스포저가 '3'에 불과하다"며 "차상위 금융기관과 3~4배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조선업부문 익스포저가 수출입은행에 쏠려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업부문에 대한 익스포저 낮추기에 나선 것은 쏠림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조선·해운업부문에 대한 쏠림이 지나친 상황에서 실제 부실 발생시 건전성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손실 가능성을 떠안고 있다.

최근 자금지원안을 놓고 홍역을 치른 성동조선이 대표적 사례다. 채권단 중심의 자금지원안이 무산돼 성동조선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 급증과 대손충당금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에선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4%(2015년 3월 말 기준 2.04%)까지 상승하고,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행히 성동조선에 대한 단독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지만 언제든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법정관리행을 피하면서 적자를 낼 위험을 벗어났다"며 "시중은행이 조선·해운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피하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도 관련 익스포저를 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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