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22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3조 원에 달하는 매도가능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생명보험사의 RBC비율을 위협하고 있지만 평가손익을 이용한 RBC비율 끼워 맞추기 관행은 여전하다.실질적인 자본확충 없이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맞추기 위해 한쪽에선 만기보유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금리인상으로 평가손익이 사라질 것에 대비해 매도가능 금융자산을 만기보유 금융자산으로 바꾸고 있다.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시가평가를 통해 매 결산일 평가손익을 자본으로 인식하는 반면 만기보유 금융자산은 취득원가로 평가해 평가손익을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채권, 주식 등 같은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회계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백 억에서 수천 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변하는 셈이다.
유상증자나 후순위채처럼 실질적인 자본확충은 손쉽게 이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회계처리 재분류는 회사의 총체적인 업력을 파악하지 못하면 알아채기 힘들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생명보험사는 회계처리 재분류로 RBC비율을 맞추고 있다. 부채시가평가에 대비해 이익의 내부유보, 실질적인 자본확충을 유도하려던 금융감독원의 노력도 어느새 회계처리 재분류란 편법에 밀린 상황이다.
뒤늦게 평가손익이 RBC비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공시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RBC비율조차도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처음부터 지난 2013년 6월 RBC비율 가용자본에서 평가손익을 제외하려고 했던 시도가 통했다면 이미 모든 문제는 사라졌을 것이다.
당시 금리가 3개월만에 50bp 가까이 급등하자 수조 원에 달하는 생명보험사의 평가손익은 한순간 공중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평가손익으로 쌓아올린 RBC비율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금융감독원은 평가손익을 RBC비율 가용자본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부 회사들의 반대로 결국엔 뜻을 접었다.
지금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떠난 버스다. 당시엔 일부 회사들의 반대만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회사들이 반대할 정도로 평가손익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더 커져 다시 손쓰기엔 늦어버렸다.
기회를 놓쳐버린 금융감독원에게 남은 것이라곤 금리변동에 취약한 평가손익으로 끌어올린 생명보험사의 RBC비율 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