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경착륙 '기우'…'3S' 주목해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7%성장률·실크로드·서비스에 기회요인"
김장환 기자/ 이윤재 기자공개 2015-06-25 06:36: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역시 국내 경기 전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연 12%대에 달했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들어 7%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력은 힘을 잃고 있고 현지 투자 심리 역시 위축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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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장은 우리가 중국시장에서 당장 '3S'를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경제성장률 7%(Seven), 실크로드(일대일로 정책), 서비스(IT, SOC 등 인프라) 세가지다.
전 소장은 먼저 중국 GDP 성장률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 소장은 "중국 GDP가 7%인 이유는 독 스모그를 없애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이유가 크다"며 "중국은 GDP가 7%만 성장해도 1000만 명의 고용이 가능한 규모이며, 한국 경제에서는 전례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보고 있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과도한 면이 많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일변도의 경제 국가에서 서비스업 대국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전 소장은 성장이 둔화된 것은 맞지만, 이제는 3차 산업이 2차 산업 후퇴를 대체해주고 있기 때문에 급속한 경기 침체 우려는 '오해'라고 전했다.
이를 이유로 전 소장은 국내 금융, 제조,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눈높이를 맞추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소장은 "우리가 성장하려면 중국과 발을 맞춰야 하지만 한국 금융기관들 중에서 중국 담당 분석연구원(애널리스트)을 둔 곳이 별로 없다"며 "이제는 국내 모든 금융 기관과 제조·서비스 사업체들이 중국에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 주도 하에 시도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新실크로드) 정책 흐름을 한국 산업이 놓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전 소장은 일대일로 투자가 1조5000억~1조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한국은 중국판 실크로드에 편승할 여력이나 준비가 미흡하다고 봤다. 서비스 대국으로 변모한 중국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됐다.
전 소장은 일대일로 등을 볼 때 향후 중국 시장에서는 GDP 성장전망보다는 이제 대외직접투자(ODI) 등 지표를 살펴봐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투자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은행을 만들고 이곳에서 중앙아시아 등지에 항만, 교통만 등 인프라와 공급과잉 제조업을 민간투자사업(BOT) 방식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투자대금 회수는 중앙아시아에서 나오는 원자재를 저렴하게 사들여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외환보유고 감소 및 공급과잉 해소, 중앙아시아내 발언권 강화 효과 등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 강국으로서 변화가 향후 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점도 주목할 만한 사안으로 꼽혔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가 미국에 있지만 중국이 가까운 시일내에 패권을 장악할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무엇보다 IT기술은 13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버팀목이 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최대 강국으로 빠른 시일 내에 떠오르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 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현지 젊은이들의 신소비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섣불리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 인력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내놨다.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 현지 시장에서 '3S' 흐름을 보다 주목하고 적극적 정보 수집을 통해 함께 발 맞춰 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란 평이다.
전 소장은 "고양이 격이었던 샤오미에게 호랑이인 삼성전자가 (현지 시장에서) 왜 졌냐를 알려면 중국 20대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그들의 속성을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연간 6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약 6만 명 수준의 유학생 인프라를 활용해 중국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트렌드를 파악해 성공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발표 전문.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호랑이인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고양이 샤오미에 물렸다. 삼성전자가 물리며서 한국 주가 하락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대중국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중국 GDP 성장률은 7%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나 월스트리트 등 외신들은 중국의 성장이 멈췄다고 난리가 났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물어보면 GDP 7%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중국은 GDP 대비 수출 증가율이 2배 했던 곳이다. 하지만 수출 비중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금년 중국 GDP대비 수출 목표는 6%다. 이제 중국은 수출에 모든 것을 거는 곳이 아니다. 중국이 그 사이 뭐가 바뀌었는가 보면 리커창 총리를 필두로 한 리코노믹스다. 경제구조만 놓고 보면 3차 산업이 2차 산업을 추월한 것이 핵심이다. 더이상 중국은 제조 대국이 아닌 소비대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중국이 변모하면서 대중수출은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이 실크로드를 이야기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헤매고 있다. 우리는 중국판 실크로드에 올라탈 여력이나 준비가 없다. 중국이 서비스대국으로 변모한 걸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 면세점 매출의 47%를 중국 관광객이 사갔다.
그간 중국은 원저바오 총리 아래 GDP 8% 정책을 고수했다. 당시 GDP 1% 성장의 고용유발계수는 80만 명이었다. 청년실업을 없애기 위해 고용지표인 GDP 8%에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커창 총리이후 상황이 변했다. 서비스대국으로 변모하면서 GDP 1% 성장시 고용유발효과는 150만으로 늘었다. 더이상 GDP는 중국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지표가 아닌게 되버린 셈이다. 오히려 중국은 이제 자본수출국이다. 지난해 대외직접투자(ODI) 1400억 달러로 자본유입(FDI) 115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 중국 GDP 비중은 미국의 2002년 수준이다. 당시 미국 경제는 3%대 성장을 보였다. G2 국가였던 일본의 1997년과도 같다. 당시 일본은 2%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과 비교하면 중국의 GDP 7% 성장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7% 성장한 적이 거의 없다. 우리가 성장하려면 중국과 발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한국 금융기관들 중에서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를 둔 곳은 별로 없다. 우리는 중국을 쳐다보고만 있는 셈이다. 모든 금융기관과 제조, 서비스기관이 중국에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시점이다.
핵심은 핸드폰이다. 중국은 핸드폰 사용인구가 13억 명으로 전세계 최대 국가다. 세상 모든 것을 손가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230조다. 중국 알리바바의 시총도 230조다. 전세계 오프라인 최대 기업인 월마트를 뛰어넘는게 알리바바다. 13억 명이라는 모바일 이용자 덕분이다. 단위당 생산임금 비교할 상황이 아니다. 13억 명이라는 중국 모바일 이용자 손가락에 우리가 어떻게 발을 맞춰 돈을 벌지가 중요한 시기다.
중국이 흔히 기술이 열위에 있다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통의 나라는 자동차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고, 우주선을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중국은 자동차와 핸드폰은 못 만들지만 스텔스 전투기를 만들고, 우주선을 매년 쏘아올리고 있다. 중국이 기술열위라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중국과 발 맞추기는 3S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번째 S는 7%(Seven) 이다. 중국 GDP가 7%인 이유는 독 스모그 때문이다. 중국은 굴뚝을 없애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7%만 성장해도 1000만 명 고용이 가능해 예전보다 고용효과가 커졌다.
두번째 S는 실크로드다. 미국에서 넘어온 기술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왔다. 우리가 넘긴 기술이 중국을 통해 중동과 중앙아시아, 카프카스 등에 넘어간다. 중국은 이미 실크로드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길을 구축하고 있다. 영어로는 '원 벨트 원 로드(One Belt One Road)'다. 중국이 실크로드에 나선 건 외환보유고와 과잉생산능력 탓이다. 1조 5000억 달러를 투자해 SOC 은행을 설립한다. SOC 은행은 중앙아시아 등지에 항만과 교통만 등 인프라와 공급과잉에 처한 제조업을 BOT 방식으로 투자한다. 투자대금 회수는 중앙아시아에서 나오는 풍부한 원자재들을 저렴하게 사들인다. 중국은 외환보유고도 줄이고, 공급과잉도 해소하고, 중앙아시아내 발언권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세번째 S는 서비스다. 위안화를 전세계로 수출하는 것이 중국의 본심이다. 2차 산업대비 3차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전세계에 위안화가 퍼지고 있다. 고속도로나 고속철, 통신망을 늘리는 등 인프라를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
현재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가 미국에 있지만 향후에는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다. 이미 전세계 탑10 중에 4개 업체가 중국업체다. 증기기관이 영국에서 개발됐지만 긴 도로 건설이 필요한 미국에서 꽃이 폈다. IT기술도 13억 명이라는 이용자가 버티고 있는 중국에서 꽃필 가능성이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13억 명이라는 중국 손가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이라는 천리마를 타기 위해서는 말이 있는 곳에 가고, 말의 생리를 알고, 타는 법을 알고,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 네가지를 어떻게 갖추느냐가 비결이다. 그동안은 최대, 최저, 최강이 키워드였다. 하지만 중국이 요구하는 최씨 스타일은 최고, 최신, 최초다. 이러한 트렌드를 맞춰야 한다.
한국의 창업자들은 45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IT로 가는 것이 아닌 13억 명을 잡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네트워킹을 하는지가 핵심이다. 우리는 중국 관광객 600만 명에도 주목해야 한다. 유통업체나 제조업체들은 40~50대 부유한 중년을 연구해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에 있는 6만 명 유학생들도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샤오미한테 밀린 이유는 중국내 20대~30대 속성을 연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소프트웨어나 앱을 좋아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한명의 아이디어를 가지고서 100만 명을 먹여 살리는 핵심이 여기서 나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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