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1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 중동붐'을 일으키자는 정부의 구호와는 달리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4년 375억 달러 대비 32.1%나 급감했다. 저유가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의 가장 큰 고객인 중동국가에서의 발주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건설사들의 속앓이도 해외건설 수주액을 감소시킨 요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구잡이로 수주한 해외일감에서 몇몇 건설사들은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돌다리를 두드리듯 국내 건설사들은 저가수주를 하지 않기 위해 수익성이 담보된 일감만을 선별수주하려 노력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일감이 없어 해외로 마구 쏟아져 나갔다"며 "마구잡이로 수주 영업을 하다 보니 저가에 공사를 수주하는 일도 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수주한 일감들이 어닝쇼크를 몰고왔다"며 "올해도 그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란 핵협상이 13년 만에 타결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필요한 각종 공사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와 함께 중동 3대 발주국 중 하나로 꼽힐만큼 큰 시장이다. 이란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세계 3위와 2위다. 하지만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이란이 노후화된 유전을 정비하고 가스전을 개발하는 데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국내 건설사들에게 해외 수주 부진이라는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2013년 어닝쇼크의 악몽이 떠오른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저가수주 후유증과 발주환경 변화로 일감확보조차 쉽지 않았다. 2010년에도 그랬다. 일감이 없어 그들은 해외로 몰려갔고, 일감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수주했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번은 실력이다. 진정한 '이란 특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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