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도 A급 추락하나 [Rating Watch]상반기 수익성·재무상태 악화…해양플랜트 추가손실 가능성
임정수 기자공개 2015-08-06 08:41: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3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소위 조선 빅3로 불리는 조선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도 신용등급 하향 대상에서 예외가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조 원대의 부실을 손실로 인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000억 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AA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상반기에 3700억 순손실…재무지표 A급 근접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으로 3700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조 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부실을 털어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도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부분의 손실이 지난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양플랜트 공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분기 연속으로 손실이 이어지면서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순차입금은 2014년 말 8조 6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에 10조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6조 8000억 원으로 1분기 만에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순손실로 순차입금 규모는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적자 상태도 이어졌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재무 상황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Trigger) 이상으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두 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되면서 AA+에서 AA-까지 떨어졌다. 추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A급으로 추락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이 4%를 하회하고 '(총차입금+선수금+초과청구공사-현금성자산)/영업현금흐름(OCF)' 지표가 10배를 상회하는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별도 기준으로 해양 부문 대비 조선 부문 매출이 1.5배 이하로 감소하고, 매각 가능 주식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전체 자산의 25%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BITDA 마진이 5%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수익성만 놓고 보면 등급 하향 기준선을 이미 넘어섰다"면서 "차입금 수준 등 재무 레버리지도 등급 하향 트리거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반기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정확한 재무 수치를 알기 어렵다"면서도 "수익성 악화로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 레버리지도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청구공사 7조, 추가 손실 가능성 높아…A급 하향조정 '시간문제'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현대중공업의 미청구공사는 연결 기준으로 7조 5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별도 기준으로는 5조 원을 넘어선다. 미청구공사의 규모가 다른 조선사에 비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추가 손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청구공사는 회사가 공사진행률에 따라 이미 회계상 매출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을 지칭한다.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발주처가 공사 허점 등을 이유로 공기를 계속 지연시키면서 비용 투입이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손실이 발생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4분기 4조 원대에서 올 들어 다시 5조 원대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손실을 인식하지 않은 공사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주, 공정 차질 등으로 수익성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조선·해양 부문의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동안 운전자금 부담으로 차입금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황이 회복되기까지는 신용도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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