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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실적보다 무서운 신뢰·평판훼손 보수적 관점 선제적 손실 반영 주장…추가 부실과 함께 신용 '와르르'

황철 기자공개 2015-08-31 10:03:5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8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 정도면 '침몰'이라 할 만하다. 국내 조선사 신용도가 끝모르게 떨어지고 있다. 각종 자구안과 비용절감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개선은커녕 실적·재무구조가 악화일로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도 평판 리스크 확대 등 신용도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

무엇보다 지난해 선제적 손실 반영으로 추가적 부실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또 한번 시장에 실망감을 심어줬다. 지난 5월 정기평가로 대대적 점검을 받은 지 3개월만에 신용도가 줄줄이 하락한 결정적 이유다.

원가율 변동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추가적인 실적 저하 가능성도 농후해 당분간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손실 발생 사업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할 결과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대규모 부실 지속, 신용 추락..불확실성 증가

최근 신용평가 3사는 주요 조선사에 대한 수시평정을 통해 일괄적인 등급 조정에 나섰다. 오랜 기간 국내 대표기업이 즐비한 AA+급 지위를 누리던 현대중공업은 1년여만에 3노치나 낮은 A+ 결정 통보를 받았다. 한기평과 NICE신평은 기존 AA-에 '부정적 '전망을 달아 중단기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중공업도 불과 두세 달 전 정평에서 받은 AA-등급을 지키지 못하고 한기평·NICE로부터 A+ 통보를 받았다. '부정적' 전망까지 달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손실은 물론 회계처리에 대한 불신까지 겹쳐 BBB급까지 추락했다. 채권단 재무실사와 향후 방침에 따라 향후 신용등급의 추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의 하나 워크아웃 등의 논의가 다시 불거질 경우 정크등급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제는 조선업 신용등급 하락이 여기가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외사업 원가율 관련 손실에 대한 고해성사에 나설 때만해도 이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3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모두 AA급에 올라 있었다.

올해 5월 정평에서 반영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를 끝이라 보는 시각도 많았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이 전년 상반기 대비 두 노치나 떨어졌고, 삼성중공업도 AA급의 끝단으로 미끄러졌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모두 선제적 손실 반영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해 추가 회계 처리의 가능성이나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나홀로 흑자를 이어오던 대우조선해양 역시평가 3사가 앞서 손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등급 강등에 나섰다.

그러나 2015년 반환점을 돈 상반기 종료 시점의 성적표는 예상 이상으로 초라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9조원대에 이르는 미청구공사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 부실을 예견하긴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까지 심각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만 연결 기준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가장 큰 규모의 대손을 반영했던 현대중공업도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 "실적 부진, 2016년까지 이어질 것"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향후 1년여 이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조선업황 부진의 결정적 원인인 저가수주와 헤비테일의 영향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제 사업장의 체인지 오더 등에 따른 추가 부실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보수적 관점에서 산정한 원가가 반영돼 추가 손실이 없을 것이라는 조선사의 설명과 달리 추가적인 손실이 계속됐다"라며 "리서치 결과 2016년까지 공정과부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프로젝트의 원가율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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