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내리막' 아시아나, 금호산업 할인요인 되나 영업익 적자전환·LCC 추격 거세…7개월새 시가총액 8000억 증발
김창경 기자공개 2015-09-07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4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제시하라고 통보한 가운데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가격 할인요인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여파로 지난 2분기 적자로 돌아섰고 단거리 노선에서는 저가항공사(LCC)에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3일 박 회장에게 제시할 수 있는 금호산업 최고 가격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채권단이 사전에 동의한 7935억 원을 매각가격으로 채권단 안건에 상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연내 매각 의지가 강한 만큼 실제 거래가격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관심은 금호산업과 함께 협상 기간 동안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매입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에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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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액 1조 4078억 원, 영업이익 769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 했다. 국제여객 수입은 전년 대비 0.2% 감소한 7938억 원, 화물 부문은 6.7% 감소한 3056억 원으로 나타났다. 유류할증료 감소도 매출액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영업손익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급격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1분기 연료단가는 작년 1분기보다 37% 하락했고 연료비 절감 규모는 18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개선 요인에 외부에 있었던 셈이다.
2분기는 메르스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 3336억 원, 영업손실 613억 원을 기록했다. 저유가 기조로 유류비가 전년 동기 대비 26%나 감소했지만 메르스로 국제여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며 영업손익이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사 간의 승객확보 경쟁이 강화됐고 메르스 이후 할인행사를 늘린 결과 국제여객 매출단가가 작년 2분기보다 14%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위기관리에 있어 경쟁사들보다 더 취약했다는 평가도 있다. 대한항공 2분기 영업손실은 25억 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25분의 1에 불과하다.
단거리 노선에서 LCC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은 아시아나항공 영업환경에 부정적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 50% 이상은 중국(21%), 동남아(20%), 일본(12%) 등 단거리 노선에서 나왔다. 단거리 노선에 특화돼있는 LCC의 국제여객 분담률은 작년 상반기 11%에서 올해 상반기 13.5%로 늘어났다. 2011년 분담률이 3.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증가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러한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을 반영해 최근 신용등급을 'BBB'로 떨어뜨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대내외적 요인에 인한 실적불안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금호산업 본입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9000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 3일 종가 기준 4895원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8160억 원가량 증발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재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금호산업 및 계열사의 가치를 다시 반영한 가격이 박 회장이 처음 제시했던 6503억 원보다 얼마나 높아질지가 관건"이라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에 실패해 매각이 장기화되고 금호산업 가치가 하락할 경우 채권단의 욕심 탓에 매각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 여론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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