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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포스코 '8년 백기사 협정' 끝났다 현대삼호重 포스코 주식 전량 처분…포스코도 처분 가능성

강철 기자공개 2015-09-24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3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2007년 취득한 포스코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가 2007년부터 유지해 온 상호 지분보유 협정은 8년만에 막을 내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보유 중인 포스코 주식 전량(130만 8000주)을 지난 22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2261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는 2007년 4월 상호 지분보유 협정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은 같은해 7월과 9월 각각 87만 2000주, 43만 6000주씩 총 130만 8000주의 포스코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외에 현대미포조선도 비슷한 시기에 포스코 주식 87만 2000주를 사들였다. 포스코 역시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현대중공업 주식 147만 7000주를 취득했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는 후판을 비롯한 철강 제품의 안정적인 수급 체계 구축, 투자 수익 확보 등을 위해 상호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현대제철의 공격적인 증설로 독점 공급 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포스코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백기사 협약'의 성격이 강했다. 당시 철강업계에서는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한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포스코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돌았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그룹 외에 동국제강,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과도 서로의 주식을 취득하기로 하는 협정을 맺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는 2007년 서로의 주식을 매입한 이후 2013년까지 별다른 처분 없이 보유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현대미포조선이 포스코 주식 전량(87만 2000주)을 블록딜로 매각했고, 이로 인해 7년 넘게 유지해 온 협정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포스코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은 없어졌다. 상호 지분보유 협정을 맺은 지 8년 만에 사실상 동맹 관계가 종료된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포스코 주식을 모두 처분함에 따라 포스코가 현대중공업 주식 147만 7000주를 매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혁신 포스코 2.0'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경영 쇄신을 천명했고, 부실 사업의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역대 최저 수준인 10만 원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처분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현대중공업 매입단가는 약 24만 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지속되는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포스코와의 지분보유 협정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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