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윤사 장악 신동주, 다음 카드는? 신동빈 지지 日 핵심세력 건재..소송 기반 이사회 진입 시도 관측
길진홍 기자공개 2015-10-15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4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2라운드다. 형제간 다툼에서 부자간 갈등으로 번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2라운드에 들어갔다.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14일 일본 도쿄에서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이사 지위를 박탈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받았다. 신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광윤사 주식 1주를 취득해 50%+1주의 광윤사 지분을 갖게 됐다.
이로써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광윤사의 지분 과반이상을 확보하고, 대표이사 지위를 갖게 됐다.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권한과 주식 등을 물려받았다는 데서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한 공격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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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윤사 이사진 구성원과 지분구조가 바뀐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67년 한국 롯데그룹(롯데제과)과 동시에 설립된 광윤사는 줄곧 신격호 총괄회장 대표이사 체제로 유지돼 왔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신동빈 등 두 아들과 함께 이사진을 구성했다. 지분은 부인인 시게미츠 하츠코 등을 포함해 가족 4명이 모두 나눠 가졌다.
외부 인사가 이사로 들어오고, 대표이사와 지분율이 바뀌는 등 50여 년간 유지돼온 가족경영의 공고한 틀이 깨졌다. 광윤사의 변화는 신동빈 회장과 일본 핵심 세력을 대상으로 한 길고 지루한 싸움의 시작을 의미한다.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지분 과반 이상 획득을 계기로 롯데홀딩스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개인 주주자격으로 롯데홀딩스에 대한 회계자료 열람 등사 청구 등을 할 수 있다. 츠쿠다 다카유키를 비롯한 롯데홀딩스 임원들에 대한 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주 회장을 돕고 있는 민유성 나모코프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총소집도 검토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일본 롯데그룹의 실질 지배자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보유한 카드는 많지 않다.
광윤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28.1%이다. 본인 지분 1.62%를 더해도 30%가 되지 않는다. 남은 지분은 종업원지주회(27.8%)와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갖고 있다. 일본 핵심 세력 등이 모두 신동빈 회장 측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주주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판을 뒤집을 만한 절대적인 지분율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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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업원지주회 또는 미도리상사, 임원지주회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중심으로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 세력들이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질 권한을 쥐고 있는 이사회 장악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츠쿠다 다카유키를 비롯한 고바야시 마사모토 (CFO), 카와이 카츠미(CMO) 아라카와 나오유키, 고초 에이이치 등은 모두 신동빈 회장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L투자회사를 비롯한 일본 주요 롯데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주주총회 소집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직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단일 주주가운데 지분이 가장 많은 주주에 불과하다.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동경지방법원에 제기한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은 그에게 남은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관에 규정한 이사회 전원 동의 절차를 무시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대표이사직 해임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법원이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신 회장은 막판까지 이사회 소집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롯데홀딩스 이사진 교체 등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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