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경제적지분' 논리 통할까 "롯데홀딩스 임원·종업원지주회 실질주주 아냐", 전문가 "무리있는 주장"
이효범 기자공개 2015-10-15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4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법정소송으로 확대된 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그룹 승계 정당성의 근거로 제시한 '경제적 지분가치'의 개념과 논리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를 제외한 경제적 개념에 기초해 롯데홀딩스 실질적 최대주주임을 강조하고, 이번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8일 롯데 국내 계열사인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등기이사 해임에 관한 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호텔롯데는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호텔부산 등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잇따라 해임됐고, 이사로 등재됐던 마지막 계열사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신동주 회장의 자문단은 등기이사 해임조치가 부당하다며 경제적 지분 논리를 들고 나왔다. 법적인 지분과 무관하게 광윤사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경제적 지분은 55.8%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광윤사가 롯데홀딩스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광윤사 지분 50%를 보유한 신 전부회장이 롯데그룹 실질 주인이 된다.
자문단은 롯데홀딩스의 주주 가운데 의결권이 없는 롯데전략적투자회사(LSI)를 비롯해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주주들만으로 지분율을 재산정해 55.8%의 수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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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단은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를 실질적인 주주로 보기에는 모호한 구석이 많다고 했다. 종업원지주회는 과장, 임원지주회는 등기임원이 될 경우 액면가로 롯데홀딩스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주식 보유를 통해 연간 액면가의 10~12%에 달하는 배당을 받는다. 대신 회사에서 퇴직하게 되면 후임자나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보유주식을 액면가에 넘겨야 한다.
신동주 회장 측은 이를 고려할 때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는 주식의 실질 소유자로 볼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추가 근거로 롯데홀딩스의 주식가격이 오를 때 그 차액은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가 아닌 실제 주주인 신 씨 일가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제시했다.
신동주 회장의 자문단은 "일반적으로 동업한다고 가정할 경우 경제적 지분이 작은 사람이 경제적 지분이 큰 사람을 해임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지분이 큰 사람이 회사에서 직위를 갖지 않더라도 하고자 하는 일을 얘기하는 게 상도의"라며 "신격호 총괄회장 뜻에 따라 서로 역할을 분리해 그룹을 키워왔는데 갑자기 장남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다만 법적으로는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의 의결권을 인정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가 광윤사로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광윤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28.1%에 그친다. 2대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에 이어 관계사(20.1%), 롯데전략적투자회사(10.7%), 임원지주회(6%) 등이 주주로 있다.
사실상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가 손을 잡으면 광윤사보다 주식수가 많다. 신동빈 회장이 부친의 도움 없이 롯데홀딩스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의 지지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는 각각 대표자 1명이 각 지분율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생소한 경제적 지분 논리를 롯데홀딩스 지배구조와 연관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직 해임에 대한 신동주 회장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변호를 맡은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는 "소송에서는 경제적 지분 개념은 언급되지 않는다"며 "다만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종업원지주회 이사장 1명이 롯데홀딩스 27.8%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의결권이 부여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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