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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스크'에 발목잡힌 대우인터 회사채 주관사조차 선정 못해…포스코 지분매각 가능성에 투심 위축

민경문 기자공개 2015-10-21 10:17:06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9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회사채 발행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발행 작업에 착수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주관사 선정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단연 안정된 실적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대우인터내셔널이었기에 지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크레딧물시장의 악화된 환경 탓도 잇지만 구조조정을 위해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 모집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물량 인수를 기피하고 있는데다 포스코그룹 역시 섣불리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9월 초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국내 증권사로부터 주관사 입찰 제안서를 받았다. 만기는 3년과 5년 두 개의 트랜치(tranche)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회사채 만기는 12월 2000억 원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가 불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달 행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포스코 계열사 중에서는 7월 포스코에너지(1500억 원) 이후 올 들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이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한 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증권신고서는 커녕 주관사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증권사 상당수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길 꺼리는 모습이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1000억 원 가운데 절반은 산업은행이 도와준다고 해도 나머지 절반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매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주관사단에 합류할 증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외형상으로는 침체된 시장 환경이 지연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회사채 발행을 살펴보면 A급 이하는 말할 것도 없고 AA급 우량채조차도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여파 등이 발행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업은 만기 회사채에 대한 차환 발행보다는 현금 상환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모기업의 지원의지 약화로 지난 6월 신용등급이 A+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나마 포스코 계열사 중에서는 양호한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600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미얀마 가스전의 본격생산이 시작된 2014년에는 3761억 원(연결기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유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영업이익은 40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지 않은 시장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 지연이 구조조정 중인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부 및 포스코가 부인하긴 했지만 비철강사업이 주력인 대우인터내셔널은 그 동안 구조조정 대상 1순위 계열사로 항상 지목돼 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역시 포스코 기업설명회에서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를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동안 미얀마가스전을 둘러싸고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간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는 점도 매각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는 발행회사의 경영권 변경 가능성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 내년에라도 매각 결정이 나고 사모투자펀드(PEF) 등에서 인수에 나설 경우 대우인터내셔널 채권값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신용위험이 불거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채권의 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평판'에 신경써야 하는 포스코로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회사채 미매각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자칫 여타 계열사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에 섣불리 회사채 발행을 종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7월 포스코에너지 회사채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초과수요를 모으며 선방한 바 있다.

그렇다고 대우인터내셔널이 연말 만기 예정인 회사채(12월 2000억 원)를 그냥 상환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57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아직 만기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더 지체할 경우 조달비용만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포스코 자체의 불확실성이 대우인터내셔널 신용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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