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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의 신동빈 흔들기 신격호 집무실 공개·비서실장 해임 등 공격 행보, 수세 몰린 롯데

길진홍 기자공개 2015-10-21 08:45: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0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향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공세가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한일 양국에서 3건의 소송제기를 시작으로 광윤사 주주총회와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접수 및 공개, 비서실장 해임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또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와 중국사업 손실을 문제 삼았다. 지배구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자칫 투자자 손실을 야기할 수 있으며, 동생이 주도한 중국사업 잠재 부실로 인해 일본 롯데홀딩스 잉여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소송제기 후 거의 매일 이슈가 불거지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론 등을 의식해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잇단 선제 공격에 해명을 되풀이하면서 결국 수세에 몰렸다.

무엇보다 신동주 회장이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지위를 갖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의 뒤에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 총재(나무코프 회장)가 있다. 신동주 회장이 최근 제기한 일련의 주장들이 대부분 민유성 회장의 입을 통해 흘러 나왔다. 그의 말 한마디가 롯데그룹을 흔들고 있다. 민 회장의 합류로 결국 신동주 회장은 불리한 여론을 유리한 국면으로 바꿨다.

업계는 리먼브러더스 등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산업은행 총재 등을 지낸 민유성 회장의 폭넓은 인맥에 주목하고 있다. 민 회장은 또 신동주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대비한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미 전략과 전술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양측의 갈등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해임과 임명을 두고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 측은 내부 절차에 의한 정당한 임원인사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 측이 주장하는 비서실장 해임과 신규 선임에 대해 인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신동주 회장은 그러나 비서실장 임명권한은 신격호 총괄회장에 있으며, 그룹에서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외부 인사를 새 비서실장으로 앉힐 계획으로 임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는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정면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가 확산될 경우 손해를 보는 건 롯데그룹이다.

오는 28일 예정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심리도 부담이다. 민 회장은 심리를 앞두고 롯데쇼핑이 주도한 중국 사업 잠재 부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중국 사업 부실은 신동빈 회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글로벌 롯데를 외치면서 투자를 늘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광윤사 대주주인 신동주 회장의 제동으로 호텔롯데 IPO에 차질이 불거질 경우 신동빈 회장의 주식 취득도 어렵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자본금 1억 원짜리 회사(SDJ코퍼레이션)가 연매출 80조 원 이상의 회사를 흔들고 있다"며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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