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SEI타워, 타워팰리스 자산가들의 '금융몰' [PB센터 풍향계]금융사 지점 11개 입점..2012년까지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로 쓰여
김일권 기자공개 2015-12-07 16:22:3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1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는 처음 완공됐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그리고 타워팰리스 바로 옆에 위치한 도곡SEI타워는 이 곳 자산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이미 일대에서는 자산관리라고 하면 SEI타워를 떠올릴 정도로 명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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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3개 지점은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PB센터다. 신한금융의 PWM센터, KEB하나은행의 골드클럽, KB국민은행의 골드앤와이즈 등이다. 다른 지점들도 PB센터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았을 뿐 일반 고객들보다는 주로 고액 자산가들을 타깃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2012년 초반까지만 해도 SEI타워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당시 SEI타워는 지금은 강동구 상일동으로 이전한 삼성엔지니어링의 본사 건물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4월 상일동 신사옥 입주식을 전후로 사무실 이전을 본격화했고, 이때부터 SEI타워는 지금의 '금융몰'로써의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SEI타워가 금융회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고액자산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주변 환경 때문이다. SEI타워는 타워팰리스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하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매매가가 평당 4500만 원을 웃돌며, 이는 아파트형 주택 가운데 국내 최고 수준이다. 1, 2, 3차로 나뉘어진 타워팰리스는 총 7개동에 2590가구가 들어서 있으며, 가구당 거래되는 가격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 토지 면적당 고액자산가 밀집도는 국내 최고라고 볼 수 있다. 근방에는 타워팰리스 외에도 대림아크로빌, 우성캐릭터빌 등 평당 3000만 원이 넘는 주상복합건물이 몇 채 더 있다.
SEI타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금융사 PB는 "다른 지역 PB센터에서 근무할 때 보다 지금 맡고 있는 고객들의 금융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라며 "이 지역 자산가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복수의 금융회사 PB와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더 많은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이 어려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산가들은 넘치는 반면 금융회사 지점을 세울 만한 오피스건물은 많지 않다는 점도 SEI타워의 몸값을 높이는 요소다. 인근에서 SEI타워 외에 비교적 규모가 큰 오피스건물은 군인공제회관 정도밖에는 없다. 이 건물에도 금융회사 지점 6개가 입점해 있지만 그 밖의 공간은 군인공제회 사무실 등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 지점이 들어설 만한 여유 공간이 많지 않다.
때문에 SEI타워에 입점하기 위한 금융회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올 상반기 SEI타워 9층과 10층에 자리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입주 의사를 밝혀왔다. 결국 9층은 메리츠종금증권, 10층은 KB금융그룹의 차지가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9층 전체에 초대형 거점점포인 도곡금융센터를 만들고 지난 8월 영업을 시작했다. KB금융도 오는 7일 개점을 목표로 국민은행 KB금융투자 KB생명 KB손해보험 등 계열사 지점들이 입주하는 초대형 PB센터를 만들기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SEI타워의 주인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아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SEI타워를 코람코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펀드에 매각했다. 수익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계열사다. 당시 매각금액인 2430억 원 가운데 90% 가까이를 이 두회사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만기는 7년으로, 그 전까지 SEI타워의 주인은 또 한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타워팰리스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예전만큼은 못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부촌에 비해 금융자산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지점을 내려는 금융회사들의 시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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