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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빅딜' LG, 보수적 DNA 바뀌나 동부팜한농 이어 독일 호른슈크도 넘봐…5000억 규모 5년래 최대

이경주 기자공개 2015-12-14 08:30:1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1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업으로 시작해 합작으로 일궜다'. LG그룹 성장사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은 LG식의 성장전략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동부팜한농에 이어 독일 소재회사 '호른슈크‘ 인수를 타진하는 등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한 달 여전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독일 소재기업인 ‘호른슈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예상 거래가는 5억 달러(한화 5900억 원) 내외다. 성사된다면 5000억 원 중반대로 예상되는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건과 더불어 LG그룹이 최근 5년래 단행한 최대 규모 딜이 된다. LG화학은 지난달 초 동부팜한농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이후 현재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빅딜'에 소극적이었다. 최근 5년래 단행한 20건의 M&A에서 18건이 1000억 원도 안되는 소형딜이었다. 그나마 2건이 3000억~4000억 원 규모였다. LG생활건강이 2010년 4600억 원에 사들인 더페이스샵, LG상사가 올해 7월 3100억 원에 인수한 범한판토스 건이다. 하지만 이것도 그룹 차원의 의지와는 무관한 딜로 평가된다.

LG그룹 인수합병

LG생활건강은 M&A 전문가 차석용 부회장이 2005년 CEO로 취임한 이후 예외적으로 M&A가 활발해진 케이스다. 20건 중 8건을 LG생활건강이 단행했다. 차 부회장이 워낙 탁월한 성과를 내다보니 그룹에서도 차 부회장을 밀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방계회사로 오너인 구본호 씨가 사업을 의지를 접어 진행된 딜이었다. 역시 그룹의 전략적 선택과는 무관하다.

LG그룹은 사세를 키우기 위해 M&A보다는 합작을 택하며 신중을 기해왔다. LG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은 네덜란드 필립스와의 합작사 LG필립스디스플레이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도 영국의 BT가 합작투자했고, LG이노텍의 전신인 금성알프스전자는 일본 알프스전기와의 합작사다. LG CNS는 미국 EDS와 합작으로 만든 STM이 전신이다. 사돈 GS그룹이 분가하기 전 LG칼텍스(현 GS칼텍스)도 미국 칼텍스사와 합작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대부분 합작관계를 청산했지만 히타치LG와 LG MMA 등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보수적 전략은 리스크가 적지만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는 대처가 늦는 요인도 되고 있다. LG그룹도 이를 인식해 확장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팜한농과 호른슈크 인수건은 모두 LG그룹의 신성장동력과 연관이 있다. LG그룹은 동부팜한농 인수로 바이오사업을 새 포트폴리오를 장착하게 된다. 호른슈크는 LG그룹이 전사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사업과 연관이 있다. 호른슈크는 '스카이(Skai)'라는 브랜드를 통해 에 카시트와 차량 내장제 등 자동차부품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전기차용 범퍼와 시트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LG하우시스와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LG그룹은 오너인 구본준 부회장이 최근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며 그룹의 신사업 확장의지를 대외적으로 각인시켰다"며 "진행하고 있는 2건의 ‘빅딜'은 이의 결과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들이 성장정체에 직면해 있다"며 "LG그룹도 대형 M&A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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