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최대 판매에도 中 부진에 울었다 [Company Watch]주요시장 중 유일 역성장…실적 안전판 역할 못해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16 08:55: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차가 최대 판매 실적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했다.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이익은 되려 줄었다. 환율 급락에 따른 신흥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최대 판매처인 중국 시장이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기아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52만 7500대, 해외 252만 3408대 등 305만 908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창립 이래 연간 첫 300만 대 판매를 달성했던 2014년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불과 1년 만에 다시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실적을 면밀히 살펴보면 아쉬움이 크다. 매출(연결 기준)은 최대 판매 기록에 힘입어 전년도보다 5.1% 증가한 49조 5210억 원을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5% 줄어든 2조 3540억 원에 그쳤다. 지분법 이익이 반영된 당기순이익은 감소폭(-12.1%)이 더 컸다. 전년도 3조 원 육박했던 순이익은 지난해 2조 6310억 원으로 줄었다.
기아차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아프리카와 중동, 러시아, 중남미 등 주요 신흥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동구/터키 판매 부진이 가장 심각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3만 3000대의 차량을 파는 데 그쳤다. 전년도 대비 2/3 수준이다. 아프리카/중동(26만 대, -10.9%)과 러시아(15만 3000대, -18.7%), 아시아/태평양(8만 8000대, -13%)에서도 두 자리 수 이상의 감소율을 보였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핵심 신흥국 시장의 경기 침체와 환율 약세에 따른 가격 상승, 자동차 금융 위축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기아차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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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장기 침체 국면에서 제몫을 해줘야 할 중국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도 뼈아팠다. 중국 시장은 기아차의 글로벌 최대 판매처다. 2014년에도 65만 6000대의 차량을 팔면서 미국과 한국 시장을 제치고 최대 판매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주요 판매 시장 중 유일하게 현지 판매량이 줄어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신형 K5와 스포티지 출시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로 전년 대비 각각 7.9%, 8.8% 씩 현지 판매가 늘었다. 국내에서도 13.4%의 높은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판매량은오히려 줄었다. 중국 자동차 수요는 전년도 1923만 여대에서 지난해 2082만 여대로 8%이상 늘었지만 기아차 판매량는 64만 6000대에서 61만 6000대로 4.6% 감소했다.
기아차는 중국 경기 둔화와 증시 부진을 현지 판매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중국 현지 자동차 메이커들의 빠른 성장과 SUV 라인업 부재, 취약한 서부 내륙 지역 딜러망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손익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둥펑기차, 위에다그룹과 3자합작을 통해 '둥펑위에다기아차'를 설립, 기아 브랜드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관계회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당 손익이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된다.
2014년의 경우, 기아차는 지분법 이익으로 1조 3940억 원을 벌어들였다. 중국 합작사(3739억 원)는 현대모비스(5470억 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이익을 책임졌다. 이익 기여도는 26.8%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판매량 감소 여파로 중국 합작사 지분법 이익 규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기아차의 지난해 지분법 이익 총액은 8950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5000억 원 가량 줄었다.
기아차는 올해도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로 자동차 산업 수요가 7% 안팎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이달 신형 스포티지를 내놓고, 연말에는 K2도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또 우수 딜러 영입과 신규 딜러 육성으로 내수 판매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작년 3분기까지 판매가 부진했다가 4분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다"며 "다만 4분기에도 구형 스포티지 재고 소진을 위해 많은 인센티비 비용을 투입한 탓에 판매 증가가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 수준을 감안할 때 현재 기아차 신차 라인업만으로는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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