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 지속, 투자 보수화 경향도 뚜렷" 황광숙 신한금융투자 FICC전략부 부서장
정아람 기자공개 2016-02-25 08:28:34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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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전반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별 자본시장 접근성 또한 더욱 양극화될 것이라는 분석.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는 반면 A급 또는 이하의 비우량 업체의 경우 조달비용이 상승하거나 장기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황광숙 신한금융투자 FICC전략부 부서장(사진)은 24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개최한 '2016 더벨 크레딧 포럼'에 참석해 '신용평가 보수화 원인과 회사채 시장 영향'이라는 주제 하에 이같이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 평정은 2011년 이후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2012~2013년에는 웅진홀딩스, 쌍용건설, STX그룹, 동양그룹 등 건설, 조선, 해운사의 신용등급 줄하향이 이어졌다. 2014년에는 동부그룹, 현대그룹, 두산그룹, KT그룹 등 철강, 기계, 금융업종으로도 등급 하향 기조가 번졌다.
실적 부진 업종이 증가한데다 과거에 비해 모기업의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결과다. 2015년에는 전통적으로 등급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되던 GS칼텍스등 정유업종이나 신세계 등 유통업종에서도 등급 하향이 나타나며 더이상 AA급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황 부서장은 "이같은 등급 하향 추세의 근본적 원인은 실적 부진이지만, 신용평가사의 평가방법론 강화와 맞물리며 등급 하향 추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별 영업이익은 AA급의 경우 2007~2011년 평균 6.9%에서 2010~2014년 5.3% 수준으로, 같은 기간 A급은 5.2%에서 4.1%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용평가사의 평정도 전반적으로 엄격해졌다. 황 부서장은 "2012년부터 신평사들이 독자신용등급제도 시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 평가체계를 강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레이팅 트리거(등급 하향 요건)나 아웃룩(등급전망)을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는 점, 과거 동양사태 등에서 신용평가사들이 대규모 징계를 받았던 점도 평가사의 자율성을 줄이고 평정 보수화를 이끄는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의 평정 경향이 엄격해진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부풀려져 있던 신용등급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황 부서장은 "외환위기 이후였던 2011년에 A급 이상 기업이 전체의 79.8%, BBB급 이상은 93%에 달했다. 2014년에는 이보다 투자적격등급 비율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아시아 및 전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국내 투자적격등급 비중은 높은 수준"이라며 "1~2년 지나서 보면 지금 평가가 엄격한 게 아니라 적합한 평가라는 결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은 회사채 투자자들로 하여금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투자대상 등급 하한선을 과거보다 상향조정하는 동시에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단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A+급과 A+급의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의 경우 2014년 초 35bp에서 2016년 초 59bp로, 같은 기간 여전채는 57bp에서 89bp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이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AA), KT(AAA) 등 우량기업의 경우 10년물 이상 장기물에서도 투자수요를 무난히 채웠으나, AJ렌터카(A-), LS전선(A+), 대한항공(A-/BBB+)의 경우 금리 밴드 상단을 높게 잡은 트렌치에서도 수요 미달이 나타나기도 했다.
황 부서장은 국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이같은 등급 하향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5년에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경기 부진, 석유 등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유럽 은행의 신용리스크 상승 등 거시경제 상황 불안감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회사채 투자자인 연기금과 보험사는 대체투자나 해외투자를 통해 고금리상품 투자수요를 충족하고 있고, 리테일 역시 단기 고금리 상품인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대체 투자처를 발굴하는 추세가 강화되며 A급 회사채는 더욱 투자수요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비우량업체의 경우 회사채 발행 이외에도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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