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구조조정, 지방은행 건전성 위협"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금융본부 평가전문위원
이길용 기자공개 2016-02-25 08:28:41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양호했던 시중은행의 건전성 지표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은행들의 위험업종 여신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특히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자본완충력 대비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업종 여신과 관련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의 대응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상대적으로 컸다. 최근 문제가 됐던 코코본드의 이자 미지급은 국내 은행의 경우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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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부실채권 발생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이 매년 10조 원 내외의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면서 부실완충력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제고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주채무계열 등 정부와 채권은행에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 중 실제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의 비중이 꾸준히 낮아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전문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채권은행 위주에서 정부 내 협의체 중심으로 이원화되면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해운 등 취약 업종에 대해서 정부가 일부 개입할 경우 한계기업의 익스포저가 은행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김 전문위원이 소속한 한국기업평가는 위험업종을 건설, 조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철강, 해운 등 5개로 분류했다. 이들 업종은 2014년 이후 개선 추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산업 기업여신에 비해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김 전문위원의 지적이다.
김 전문위원은 특히 지방은행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012년 이후 시중은행의 5개 위험업종여신 규모는 감소했지만 지방은행은 건설과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위험업종여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 대비 위험업종여신 비율이 100%를 상회하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100%에 근접한 광주은행에 대해 자본완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중한 위험자산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위험업종여신과 관련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비슷했다. 김 전문위원은 2013년 말 발생한 위험업종여신 부실화 규모가 재현되거나 2배 수준으로 늘어나더라도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감내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3배 이상 확대될 경우에는 우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문위원은 "대기업 여신 부실이 확대될 경우 자본적정성이 취약한 은행들부터 휘청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자본적정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도이치은행이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이자 미지급 우려에 대한 국내로의 확대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김 전문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 배당가능비율을 고려했을 때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력이 짧은 지방은행의 지주회사들은 이익을 쌓아 배당가능이익을 축적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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