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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일임형 초기흥행 실패…신탁형 특판RP에 밀려 [ISA 진단] 은행보다 앞서 일임형 출시, 신탁형 특판 RP가 결정적

박상희 기자공개 2016-03-21 10:08:08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6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에서 먼저 출시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를 내세운 신탁형 ISA에 밀려 판매 초기 흥행 참패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일임형 상품을 처음 운용하게 된 은행에서 상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지만, 신탁형에 밀려 시간차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신탁형에 비해 일임형 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흥행 실패의 주요인이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 가입 첫날 가입자 대부분이 신탁형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 수 기준 신탁형이 99.8%에 이르고, 금액 기준으로도 98.4%에 이른다. 판매사 업권별로는 은행의 가입자수가 97%에 달하는데, 은행에서 일임형 출시가 늦어져 신탁형으로 가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신탁형 비중이 압도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일임형과 신탁형 동시 판매에 들어간 증권사 쪽에서도 신탁형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ISA 계좌가 1000개 정도 트이는데, 그 중에 일임형은 50계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머지 증권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임형 가입자가 많은 곳이래봐야 비중이 10~20%에 그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일임형 ISA보다 신탁형을 선호하는 결정적인 이유중 하나가 바로 특판 RP다. 한국증권은 ISA 가입 고객 선착순 2만명에게 ISA 내에서 연 5% 수익률의 RP를 매수할 수 있는 혜택을 줬다. 삼성증권은 100만원 이상 가입하는 신탁형 ISA 고객을 대상으로 연 4%의 특판 RP(3개월, 500만원 한도)를 판매했다.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주요 증권사들이 연 4~5% 이상의 특판 RP를 판매했다. 은행 예금 금리가 연 2% 이하로 떨어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고금리를 제공하는 RP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신탁형과 일임형 간 전환이 자유로운 점도 신탁형 가입을 부추겼다. 일단 특판 RP를 매입할 수 있는 신탁형에 가입하고, 추후 수익률이 신통치 않을 경우 일임형으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신탁형 가입자의 90%가 특판 RP에, 나머지 10% 정도가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LS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도 일임형보다는 신탁형을 선호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 가운데 ELS를 편입한 곳은 한 두개 증권사에 그치는 실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ELS 투자자들이 손실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최근 지수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ELS에 투자하기에는 좋은 타이밍"이라면서 "ELS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신탁형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신탁형의 보수 및 수수료가 일임형 대비 낮은 수준이고 소액으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 개설시점 이후에도 편입상품을 결정할 수 있어 가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이 신탁형 ISA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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