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부자가 월지급식 ELS 선호하는 이유는 은퇴 고령자 많아…꾸준한 현금흐름 나오는 금융상품 선호
이상균 기자공개 2016-04-18 09:46:16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교동과 이촌동, 경기도 고양시 일산. 얼핏 봐서는 이들 지역의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교동과 이촌동의 경우 전통의 부촌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 일산은 분당과 함께 1기 신도시로서 신흥 부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월지급식 ELS가 잘 팔린다는 점이다. 월지급식 ELS란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매월 이자를 지급해주는 상품을 말한다.머니투데이 더벨은 신한금융투자가 201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7개 신한PWM을 통해 공모로 판매한 월지급식 ELS의 판매 실적을 분석했다. 펀드 형태의 ELF와 신탁형태의 ELT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월지급식 ELS는 은퇴한 고령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판매됐다.
◇서교센터 월지급식 ELS 판매비중 50% 넘어
이들 세 지역의 ELS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판매액은 서울파이낸스센터가 1위이고 이어 여의도센터, 부산센터, 분당센터, 강남센터 순이다. 이촌동센터는 6위, 일산센터는 14위, 서교센터는 17위다. 상위권에 소속된 센터는 신한PWM 내에서도 자산 규모가 크기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
월지급식 ELS를 판매한 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서울파이낸스센터가 가장 많다. 이어 이촌동센터와 서교센터, 일산센터 순이다. 그 뒤에 서초센터, 방배센터, 분당중앙센터, 분당센터 등이 위치했다. 센터별 ELS 판매액 중 월지급식 비중이 30%가 높은 곳을 꼽아보면 서교센터가 무려 56.4%로 가장 높다. 서교센터를 제외하면 40%를 넘는 곳이 없다. 이어 이촌동센터(37.1%), 일산센터(33.6%), 프리빌리지 서울센터(31.4%), 반포센터(30.1%) 등이다.
월지급식 ELS 판매 비중이 높은 지역은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많다. 이들은 은퇴 이후 생활비 조달을 위해 꾸준한 현금흐름이 나오는 금융상품을 선호한다. 월지급식 ELS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자를 매월 챙겨주기 때문이다.
월지급식 ELS가 강화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투자금액이 큰 고령자들의 경우 조기상환이 되지 못하고 3년 만기를 채워 상환이 될 경우 이자수익이 2000만원을 넘을 수 있다. 세금 폭탄을 맞느니 매월 이자를 지급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월지급식 ELS의 경우 일반 ELS에 비해 상품 구조가 똑같아도 쿠폰수익률이 낮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과세 기준을 피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이라는 분석도 있다. 절세에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의 니즈(needs)에도 부합한다.
◇일산 최고의 부자동네, 밤가시마을
서교동과 이촌동, 일산의 고액자산가들은 서울 테헤란로 일대의 강남과 성북동, 평창동에 비하면 자산 규모가 작다. 서교동과 이촌동은 과거 전통의 부촌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신흥부촌에 비해 한 수 뒤처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산 역시 1기 신도시인 분당의 고액자산가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다.
신한PWM 관계자는 "사실 기업의 오너나 사업가 등 자산규모가 수 백억 원대가 넘는 이들과 꾸준한 소득이 발생하는 직장인들은 월지급식 ELS에 관심이 없다"며 "주로 고위관료와 교수, 외교관, 의사, 변호사, 대기업 임원중에서 은퇴한 이들이 월지급식 ELS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고 말했다. 돈 걱정 없는 어마어마한 부자보다는 은퇴 이후에도 자금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중간급 부자들이 월지급식 ELS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직장인 비중이 높은 여의도센터의 월지급식 ELS 판매비중이 3.3%로 가장 낮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서교동과 이촌동, 일산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지역이다. 우선 신한PWM 서교동센터는 홍대입구역에서 600m 방면에 위치해 있다. 홍대 중심상권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거주 지역은 많지 않은 곳이다. 홍대 상권의 확장으로 소음이 심해지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거주 지역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이미 상당수 주택이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개조된 상태다. 서교동센터의 주 고객들도 아직 홍대상권의 침입이 덜한 연희동 주택가에 몰려 있다.
신한PWM 관계자는 "서교동은 주거 환경이 악화되면서 상당수 고액자산가들이 강남이나 분당으로 떠났다"며 "다만 연희동 주택가에는 여전히 고액자산가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지급식 ELS에 투자하는 고액들은 대부분 은퇴자"라고 설명했다.
이촌동도 마찬가지다. 신한PWM 이촌동센터의 고객들은 연령대가 70대 후반~90대에 달한다. 20년 이상의 저층 아파트 단지가 빽빽이 들어선 가운데 거리에는 고령의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촌동에서 증권사 센터장을 역임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워낙 고령자가 많고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앉아 있어 마치 일본의 소도시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촌동에는 일본인 거주자가 상당수다. 시내버스도 이촌동에 들어갈 때부터 일본어 안내방송을 해준다. 상가 1층에는 일본식 우동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신한PWM 일산센터가 위치한 일산동구 장항동도 고령의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부자동네다. 이중에서도 경의중앙선 풍산역 인근의 밤가시 마을에는 고급 빌라가 9단지나 조성돼 있다. 이곳 주변에는 정발산공원과 일산호수공원 등이 있어 녹지비율이 높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국립암센터 등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일산센터의 고객 중에는 식사동 거주자들의 비중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동에는 일산위시티 자이 등 대형 평수의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