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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실패한 하이證, 부동산 PF 쏠림 '과중' [기업 구조조정 파장]ABCP 매입확약 규모 1조 육박...일부 선박금융 부실 가능성도 제기

민경문 기자공개 2016-05-19 13:39: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또 하나의 증권사 매물로 등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자기자본 7000억 원대의 중형 증권사지만 브로커리지(위탁매매)부터 투자은행(IB) 부문까지 경쟁사 대비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보강을 중심으로 근근이 수익을 내고 있지만 과도한 우발채무가 언제 발목을 잡을 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주식 위탁수수료 기준 1.5% 내외, 자산관리 수수료 기준 2.4%의 점유율을 가진 중형 증권사다. 작년 운용자산 규모 확대로 이자수입이 늘었고 자산운용 손익이 확대되긴 했지만 딱히 눈에 띌만한 수준은 아니다. ELS발행 증가로 파생상품평가및거래손실은 올해 1분기에만 1000억 원이 넘었다. IB영역만 봐도 국내 증권사 중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작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주식연계증권 등 주식자본시장(ECM)을 둘러싼 하이투자증권의 주관 실적은 1187억 원으로 15위에 그쳤다.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대표 주관도 1조 원이 못 미치는 실적으로 19위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33억 원으로 전년동기(48억 원)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한신평 자료 참고(하이투자증권)
* 한신평 자료 참조(하이투자증권)
전통 IB 외 수수료 수입의 상당부분은 부동산 PF 관련 ABCP 발행 과정에서의 신용보강 업무에 따른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대출채권 매입확약 규모는 9326억 원에 달하고 있다. 단순 매입약정 규모가 1766억 원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자기자본(7139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시장 변화에 따라 직접적인 신용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 증권사로서 선박금융 관련 익스포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골드오션11호국제선박투자회사는 선박 건조 및 용선사업과 관련해 외환은행과 통화이자율스왑계약을 체결했다. 스왑계약 종료시 정산금액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외부 대출이 발생할 경우 하이투자증권이 대출채무에 대한 지급보증(한도 400억 원) 의무를 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 같은 신용보강 업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원 가능성 약화로 하이투자증권의 단기신용등급이 지난해 9월 A1에서 A2+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대할 수 있는 금리 차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우발부채를 규제하고 나선 것도 영업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수익 다각화를 목적으로 시도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입찰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등 중소·벤처기업 투자 역량을 보유한 계열사의 활용가치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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