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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계열, 정유·화학 부활로 '선방' 그래도 '부족한 2%' 그룹 전반 신용도 개선 뚜렷…재무부담·업종위험 계열 상존

배지원 기자공개 2016-06-16 13:19: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4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정기평가 결과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며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고 있다. 계열 전반적으로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신용도 역시 재고되는 분위기다.

올해 정기신용평가가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국내 그룹 전반적으로 하향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나온 결과라 더욱 고무적인 측면이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아웃룩이 '부정적' 전망으로 변경된 경우도 없었다. 그룹 주력인 정유·화학업종의 호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모습이다.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던 계열사도 대부분 꼬리표를 떼어내는 추세다. 특히 석유화학·정유사업 부문 업체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신용도가 크게 개선됐다. SK루브리컨츠와 SKC의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등급 상향 조정까지 이뤄진 곳은 없었지만 향후 전망을 상당히 밝게 했다. 향후 실적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가질 만한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경우 신용등급의 줄상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K건설, SK E&S, SK하이닉스 등 고위험 업종 포진 기업이나 재무부담 확대 기업 등은 신용등급 방어를 위한 노력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지난해 말 한차례 등급강등이 이뤄졌다. SK E&S는 이번에 AA+를 유지했지만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시킬 정도로 재무부담이 확대해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금까지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규모 투자 계획과 높은 실적 가변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여전히 붙어 있다.

◇SK루브리컨츠, SKC, SK케미칼, SK증권 등 전망 조정

SK루브리컨츠와 SKC가 크레딧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를 분명히 보여줬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두 기업 모두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컸던 곳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올해 정기평가 결과 이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화학업과 기유업의 수급환경이 유리하게 조성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SK그룹은 정유와 석유화학, 건설, 해운, 반도체사업 등 다소 높은 경기변동성 가지 사업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도시가스, 민자발전, 정보통신사업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부문이 상쇄하고 있다. 이들 영역은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변동성을 지탱해 왔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는 상황이 달랐다. 수익 변동성이 높은 중유, 석유화학, 반도체사업 부문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 전반의 신용도도 높아졌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신용평가3사 중 가장 먼저 SK루브리컨츠(AA-)의 정기신용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SK루브리컨츠의 장기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AA-등급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뒤이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전망을 조정하면서 추후 등급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유럽에서 고급윤활기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SK루브리컨츠의 2015년 매출은 2조 9590억 원, 영업이익은 281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약 1338억 원이다.

SKC에 대해서도 신용평가 3사는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SKC가 속해있는 화학업종도 실적 호조세를 기록 중이다. 2014년 이후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차입금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과 SK증권은 '부정적' 전망을 떼어냈다. 한국기업평가는 SK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급 '안정적'으로 복구시켰다. 지난해 12월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레버리지가 크게 개선됐고 저하추세였던 수익성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살아나고 있다.

SK증권도 신용도를 회복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정기평가에서 SK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부정적'이었던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돌려놓았다. 한국기업평가도 SK증권에 대해 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SK텔레콤·SK E&S 등급 방어전…최우량 신용도 사수하나

모든 계열사가 정기평가에서 대놓고 웃을 수만은 없었다. SK E&S(AA+)는 한국신용평가의 정기평가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SK E&S는 우량한 신용도를 보이고 있는 주요 계열사지만 수익창출력이 과거 대비 약화됐고 투자로 인한 차입부담도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하향 트리거도 충족해 여전히 불안감을 지우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지표는 5.3배를 기록해 하향검토 요건인 4배를 넘겼다. 1분기 말 기준으로도 4.2배를 기록했다. 다만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 발전 투자가 일단락되는 점을 감안해 현재 등급을 유지했다.

SK그룹에서 가장 우량한 신용도를 자랑하는 SK텔레콤(AAA)도 최근 재무부담이 다소 늘어났다. SK텔레콤은 통신-방송이 융합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자금소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CJ헬로비전의 지분인수와 CJ 유상증자 참여 등 대규모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파수 경매로 인한 현금흐름 변동 요인이 발생했다. 주파수 경매 결과, 총 1조 2777억 원을 주파수 대금으로 지급해야 해 3사 중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업은 고민거리다. SK건설(A-)은 지난해 한 차례 등급이 강등됐다. 지난해 해외공사의 원가율 악화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졌다. 수익성이 회복되는 데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이 낮아 부동산경기 호조의 수혜는 입지 못했다.

SK그룹 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계열사로 떠올랐던 SK하이닉스 역시 1~2년 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적 가변성이 높은 업종 특성상 현재 수익성을 언제까지 장담하기 어렵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 역시 신용평가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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