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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부족한 대우조선…고민 깊어지는 산업은행 소낭골 프로젝트 인도 확약서 받을시 브릿지론 제공할수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6-06-29 10:41:5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8일 1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부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동성 지원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가 남아서다. 지난해 10월 지원을 결의했던 자금 4조2000억 원 중 미사용분 1조 원이 남아있지만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번 유동성 해소를 위해 쓸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낭골이 주문한 해양플랜트(드릴십) 2기의 인도 지연에 따른 대체 유동성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에 대해 "추가지원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예정됐던 현금 확보 계획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유동성 부족의 원인은 소낭골 프로젝트에 있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낭골에 드릴십 2척을 7월과 8월 각각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소낭골이 인도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정상 인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프로젝트는 조선사가 선박대금 80%를 인도시점에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됐다. 대우조선은 인도를 마치고 1조 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앙골라 소낭골의 고위 인사가 대우조선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드릴십 인도와 관련한 명확한 답변을 줄지 미지수"라며 "인도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오는 9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4000억 원 가량의 기업어음(CP) 만기가 오는 9월9일 도래한다. 수주해 놓은 해양플랜트 건조를 위한 자재비 집행 등도 예정돼 있다. 앞선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가장 필요한 시점은 9월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소낭골 프로젝트 대금이 9월 이전에 들어온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기약없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산업은행은 지난해 지원을 결의한 4조2000억 원 가운데 미사용분 1조 원을 이번 유동성 해소를 위해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기대출 등 대우조선에 대한 국민정서와 여론 등을 고려할 때 미사용 자금을 집행하기 어렵다"며 "연말 예정된 해양플랜트 인도가 늦어질수도 있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다른 유동성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9~12월 중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원유생산설비 등의 인도가 남아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우선 소낭골로부터 드릴십 인도와 관련한 확약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확약서를 기반으로 부족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브릿지론 방식으로 빌린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산유국인 앙골라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소낭골도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져 확약서를 받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소낭골에서 드릴십 인도를 포기할 경우에 대비해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제값을 받고 드릴십을 매각하기 어렵고 자금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대우조선은 수주절벽 장기화로 매출 규모가 5조 원대로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을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3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과 별도로 2조 원 규모의 비상계획을 마련했다.

컨틴전시플랜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직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직영인건비를 10% 이상 추가 삭감하기로 했다. 추가 자구계획을 포함하면 직영인건비는 현 수준의 최대 40% 이상 줄어든다.

해양플랜트 또는 선박 대금을 선지급 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가격을 조정해야 하지만 유동성 확보를 통해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복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소낭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은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암초"라며 "9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자금부족 현상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대우조선과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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