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난골' 발목 잡힌 대우조선, 사태해결 장기화되나 산업·수출입은행, 긍정적 검토…우회 지원 논란 등으로 지연 우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6-07-25 08:50:58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2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적기에 인도하는 데 걸림돌이던 보증문제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서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소난골 프로젝트는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2013년 대우조선에 발주한 2척의 드릴십 건조 프로젝트다. 발주금액은 12억 달러로, 계약 당시 총 계약금의 80%(9억 9000만 달러)를 드릴십을 인도할 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드릴십을 인도하고 대금을 받지 못하면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 가능성이 높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채권보전 여부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선박금융과 큰 차이가 없고, 최근 유가가 낮지만 10년 이상의 장기 금융계약이라는 점에서 (소난골 프로젝트 지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소난골이 관련 서류를 보내오는 대로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소난골 프로젝트 잔금은 무역보험공사가 6억2000만 달러,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가 3억7000만 달러를 각각 보증하면 SC은행이 지급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GIEK이 보증을 포기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GIEK이 포기한 부문에 대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소난골 프로젝트 지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대우조선과 비교해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에서다. 앞선 관계자는 "인도대금을 받지 못해 유동성 위기가 커진 '대우조선 리스크'와 향후 소난골이 자금을 갚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소난골 리스크'를 비교해야 한다"며 "'소난골 리스크'가 더 낮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대우조선에 대한 우회지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발표한 4조 2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 외에는 대우조선에 유동성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소난골 프로젝트 지원으로 대우조선의 숨통을 트여준다는 점에서 직접 지원하지는 않지만 우회 지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닌 만큼 소난골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지켜보고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기업인 소난골에 국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100% 금융지원을 맡는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자재업체의 비중은 40% 가량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규정상 GIEK이 포기한 보증에만 참여할 수 없고 대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대출심사의 경우 사업성 평가 등에서 보증심사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대출심사가 보증심사보다 까다롭고 시간이 더 걸린다"며 "지원 규모 등을 고려할 때 1~2달내 결정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013년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조정 과정에서 무역보험공사와 달리 100% 보증을 하지 못하게 막혔다. 이에 따라 지원할 여신 규모의 50% 이상을 대출로 채워야 한다. 1억 달러의 여신을 지원한다면 최소 5000만 달러 이상을 대출로 채우고 나머지만 보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출기관으로도 참여해야 하는 만큼 기존 대주단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필요하다. 대주단의 내부의사결정 과정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내 동의를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대우조선은 오는 9월 9일 만기도래하는 4000억 원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하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 지원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대우조선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CP를 상환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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