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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통한 자산관리와 금융의 역할 [WM라운지]

배정식 KEB하나은행 동탄지점 마케팅 부장공개 2016-07-28 08:45:39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6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상품보다는 수익률과 리스크를 감안한 다양한 투자상품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및 자산관리 패턴의 변화는 상품의 공급자인 금융권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부동산 분야와 상속 관련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부동산 서비스 분야에서 금융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7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6년 한국부자보고서'를 보면 부자들이 보유한 자산 규모별로 축적방법이 각기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자산 30억 원 미만의 부자의 경우 자산축적 방법은 사업체 운영이 34%, 부동산 투자가 23.4%, 상속·증여가 14.9%였다. 반면 30억~100억 원 보유 자산가는 사업체 운영, 상속·증여, 부동산 투자 순이다. 100억 원 이상의 경우에는 상속·증여가 40%, 사업체 운영이 34%, 부동산 투자가 17.5%로 조사됐다. 결국 할아버지나 부모로부터 재산상속을 잘 받느냐가 큰 부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부자들의 인식 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부자들의 58%는 자녀 세대는 나만큼 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자녀 세대에서 자수성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경우가 73%에 이른다.

결국 해방 후 부를 일궈온 부모세대만큼 살기 어려워진 자녀들을 위해 부모들은 내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의 현명한 관리와 좀 더 영속적인 부의 이전을 위해 손자들에게 상속하고 증여하는 비중을 늘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금융은 기존 고객유지와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은행·보험·증권 모두 자산관리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부동산 자문서비스와 이의 유료화에 집중하고 있다. PB 고객에게는 세무·법률서비스와 함께 부동산의 기초적인 자문서비스는 제공해 왔으나, 실제 고객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좀 더 심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과 일부 증권사는 부동산 자문인가를 받아 부동산 자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아직 금융권은 고객에게 부동산매입이나 매각에 따른 적정성 진단과 거래에 따른 자금 에스크로 기능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나아가 부동산 보유 시 최유효이용을 위한 임차관리와 자금관리, 건물진단서비스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매입 시 누구의 명의로 보유할 것인지와 같은 사전 증여 문제, 보유 중인 고령층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 집행의 문제, 상속 이후 부동산을 물려받은 젊은 상속인의 자산관리 문제, 신축 또는 리모델링이 필요할 경우 실행의 문제 등은 넘어야 할 과제들이다.

특히 상속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자녀세대 또는 젊은 상속인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상속과 연계한 맞춤형 자산관리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동산의 문제는 결국 투자자문, 관리, 상속 등의 영역이 함께 어우러질 때 제대로 된 솔루션이 제공된다. 이런 관점에서 과거 진행했던 사례를 통해 그 방향성을 찾아보자.

노후화된 부동산의 수익률이 낮아 고민하고 있는 70대 부부의 사례다.

강남에 보유 중인 부동산 수익률이 공실로 인해 1%대로 낮아져 부동산 매각여부를 고민하게 됐다. 자녀는 두 명으로 큰 아들은 교사고, 둘째아들은 지방에서 의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상속분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해당 고객에게 두가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나는 노후 건물에 대한 시설 점검이었고 또 하나는 지역 상권분석을 통한 임차 마케팅이었다.

해당건물은 노후화가 심한 편이었으나, 당장 신축 등을 고려할 수 없어 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보수와 법적 설비를 보완했다. 또 신규 임차 마케팅의 가능성과 그 현금흐름을 분석한 후 관리를 지원을 이어갔다.

이후 약 5년간의 관리를 통해 수익률은 제고됐다. 그러나 토지가격 대비 최유효 이용의 문제와 노후화로 인해 결국 약 6개월간 신축 컨설팅을 거쳐 기존 건물을 멸실하고 신축준공을 했다.

이 사례에서 은행은 신축타당성 분석·설계·인허가 과정을 검토하고, 신축과정에서의 PM적인 역할을 했다. 또 임차마케팅과 준공 이후 관리도 맡았다. 더 중요한 점은 신축 전 소유자인 고객들의 연령을 감안해 자녀들에게 토지의 사전 증여 플랜을 통한 증여, 그리고 상속신탁과의 연계를 통한 향후 상속집행 프로그램까지 함께 설계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을 통한 자산축적은 일반투자자의 경우 금융권 시스템인 주택청약, 중도금 대출, 잔금대출을 활용했다. 그러나 기타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금융권과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투자를 통한 부의 축적비율은 줄어가는 반면 사업체 운영이나 상속·증여를 통한 자산축적이 늘고 있는 현상을 감안해 금융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금융은 주택시장에서의 역할처럼 부동산보유 고령층의 상속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또 현업에 근무하며 관리가 어려운 상속인들의 관리고민 프로그램, 그리고 일반적인 매입과 매각에 따른 진단문제, 더 나아가 노후화 된 건물에 대한 효율성 제고를 위한 주체적인 지원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배정식 하나은행 마케팅부장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 서울대 금융법무과정(신탁법)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금융투자 전공10기) 졸업
[저서]'신탁 상속'(재산 분쟁 없는 희망 상속 플랜)
前 하나은행 신탁부 상속신탁팀장
現 하나은행 동탄지점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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