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12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100억 원 규모 경유펀드 소송과 관련해 진행했던 내부 감사를 마쳤다. 내부 감사는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과 관련 사건의 책임자 물색 등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내부 감사 후 관련자 처벌을 위한 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 개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인사위가 약한 수준으로 진행되거나 처벌 수위가 일부 실무자 징계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예 인사위 없이 조용히 징계를 마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11일 관련업계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약 2주에 걸쳐 진행한 내부 감사를 마쳤다. 현재는 내부 감사 후 인사위를 열 것인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감사는 올 6월 농협은행에 패소한 경유펀드 소송 건과 관련이 있다. 올 6월 농협은행은 하이투자증권을 비롯 진보석유화학과 SP탱크터미널을 대상으로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심리 결과 1심에서 법원은 하이투자증권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이투자증권이 이번 판결로 입은 손실액은 지연이자를 제외하고 총 96억 5000여만 원으로 전해졌다. 올 1분기 말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의 1.37% 규모다.

경유 펀드는 130억 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해 조달된 자금을 재원으로 한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외국에서 경유를 수입한 뒤, 이를 국내 도소매상에 판매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목표 수익으로 분배하는 구조다.

하이투자증권은 펀드의 판매와 관리를, 농협은 수탁사를 맡았다. 펀드 운용은 현대자산운용이 담당했었다. 하지만 펀드 설정 후 석유가 사라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진보석유화학 대표가 보관된 창고의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경유를 반출한 것. 뒤늦게 경유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수탁사 농협은행은 하이투자증권과 진보석유화학, SP탱크터미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으로 하이투자증권의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유펀드는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금융 1본부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IB팀이 리스크 심사팀을 거쳐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기업금융 1본부는 리스크 심사팀을 거치지 않고 경영진에 바로 사업 결재를 맡는 구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은 일부 실무자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경영진과 담당자와의 유대 관계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유 펀드를 주도한 기업금융 1본부장은 2009년 하이투자증권에 합류한 뒤, 주요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금융 1본부장이 주익수 사장과 대학 선후배라는 점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거나 처벌이 있더라도 그리 수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 사항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