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3세들은 '벤처'에 빠졌다 '마루180' 통해 청년 창업 전방위 지원+임팩트 투자로 사회적 가치 발굴
신수아 기자공개 2016-08-18 08:29:0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가(家) 3세들의 벤처 사랑이 남다르다. 현대가 3세들은 비영리 재단을 통해 벤처·창업 생태계의 조력자로 나서는가 하면, 임팩트 투자를 통해 사회적 가치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아산나눔재단의 실무를 이끌고 있는 정몽준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국장이 대표적이다. 정 국장은 최근 승진해 현재의 보직을 맡았다.
2011년 설립된 아산나눔재단은 아산 정주영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당시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를 중심으로 약 6000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출범 이후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과 창업 육성 사업에 주력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설립 초기 청년 창업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정 국장이 재단에 합류한 것은 2013년 초. 정 국장의 합류는 당시 재단의 주요 사업이었던 창업 지원과 스타트업 육성, 글로벌 인턴십 파견 등을 총괄하며 제반 활동에 힘을 싣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연세대 졸업후 미국 MIT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했던 정 국장은 합류 이듬해 창업지원센터 '마루180(MARU180)'을 개소하는 등 관련 사업의 기반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신개념 창업지원센터를 표방한 '마루180'은 벤처 펀드 출자부터 공간 지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후발 기관들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며 "마루180을 거친 플리토·드라마앤컴퍼니·망고플레이트 등의 스타트업은 벤처 업계의 성공 모델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 국장은) 마루180 내부 행사는 물론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도 빈번히 참석하며 네트워킹 등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루180은 지난 2년간 총 16개의 스타트업 펀드에 출자해 약 1921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기여한 한 것으로 집계됐다. 16개 펀드의 주요 타깃은 3년 이하의 초기기업이다.
또한 다양한 사업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사업 공간도 제공해 왔다. 지난 2년간 마루180을 거쳐한 스타트업은 총 86개. 최근 입주사까지 감안하면 마루180과 함께 한 스타트업 수는 이를 훌쩍 상회한다. 이들 입주사들가 지난 2년간 창출한 고용 효과는 213명에 이른다.
정 국장과 사촌지간인 정경선 대표 역시 벤처 투자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인 정 대표 역시 현대가 3세다. 아산나눔재단 창립멤버로도 활동했던 정 대표는 두 차례에 걸쳐 스타트업 지원 회사를 설립했다. 2012년 비영리재단 '루트임팩트'를 설립해 청년 창업자들을 지원했고, 2년 후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을 영위하는 에이치지아이(HGI, Holistic Growth Initiative)도 세웠다.
정 대표의 '벤처' 홀릭은 정 국장과 방법적인면에서 차이가 난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임팩트 투자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수익률과 더불어 해당 투자가 특정 사회 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임팩트 투자는 점차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투자 방법이다.
2년 여간 HGI를 통해 그가 투자한 회사만 총 8개. 사재를 털어 마련한 재원을 통해 각 기업별 평균 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그림을 디자인으로 차용한 회사부터 취약 계층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까지 다양한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벤처 투자 업계 관계자는 "(재계 3세들은)일찌감치 해외 생활을 하며 다양한 문화와 투자·창업 환경을 목격했던 인물들"이라며 "청년 창업과 스타트업 관련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또 다른 형태의 긍정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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